[쿠키 톡톡] 사실 네티즌들이 얼마나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는지를 알려주는 훈훈한 ‘사건’이 벌어졌다. 오랜만에 네티즌들의 착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였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일 블로거 ‘필로스(Philos)’와 ‘검투사’ 등에 따르면 웹툰 작가인 ‘들몰’은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1000여만원에 이르는 심장병 수술비를 하룻만에 모금했다.

한때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도자기’라는 웹툰을 연재하던 들몰은 지난 27일 자신의 블로그(deulmol.egloos.com)에서 팬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했다. 지난 4년간 겪었던 호흡곤란 증세 등의 원인이 바로 심장병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옆구리에 심한 통증이 있어 큰 병원에서 진단을 받으니 심장병이며 수술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그동안 툭하면 호흡 곤란을 겪고 손발에 기운이 없어 쓰러지곤 했는데 심장병인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그는 당장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정을 전했다.

“경제위기에 집안 사정이 어려운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1000만원이라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당장 아끼던 피아노를 팔려고 합니다. 왜 신은 저에게 시련만 주시는 걸까요. 왜?”

밤새 울며 고민한 그는 결국 그림을 팔겠다고 선언했다. 들몰은 “그림에 대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광고 그림이나 캐릭터를 그려달라는 제안을 모두 거절해왔지만 이제 그림을 팔기로 했다”며 “비록 돈 때문이라는 목적이 있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마음을 담아 하나하나 그려서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은행계좌를 적은 뒤 1만원을 입금한 뒤 자신의 블로그에 주소와 이름을 남기면 정성을 다해 그림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들몰의 안타까운 사연은 삽시간에 인터넷 곳곳으로 퍼져갔다.
블로거 검투사는 들몰의 사연을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하며 “젊고 재능 있는 작가가 병 때문에 더이상 작품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다는 이야기가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나쁜 일 아니겠느냐”고 호소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의 모금 운동은 번개처럼 빠르게 확산됐다. 수백명의 네티즌들이 들몰의 블로그를 찾아와 위로와 격려의 댓글을 800여건 넘게 남겼다. 글만 남긴 게 아니다. 들몰의 모금운동이 시작된지 하룻만에 수술비가 되고도 남는 돈이 들몰의 계좌에 쌓였다.

들몰은 지난 28일 ‘여러분 너무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다시 올리고 모금에 응해준 네티즌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오늘 수술날짜를 잡고 큰 걱정을 놓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염려 끼쳐 죄송합니다.”

그는 입금만 하고 그림은 필요없다고 한 분들에게 당부하며 글을 맺었다.

“도움만 받으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꼭 댓글에 주소를 남겨주세요. 그림값으로 제시한 1만원보다 더 큰 액수를 보내주신 분도 많이 계셨습니다. 깜짝놀랄만한 액수를 보내신 분도 세 분이나 계세요. 이런 큰 돈을 그냥 받기만 할 수 없습니다. 꼭 입금시 사용하셨던 성함과 은행, 계좌번호를 댓글로 알려주세요. 건강을 회복하면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

네티즌들의 훈훈한 마음을 확인한 다른 네티즌들은 “경제위기로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 세상은 살만한 곳인가봐요”라거나 “서로 아픈 곳을 쓰다듬어 주는 마음을 확인하니 눈물이 나네요”라며 감동을 나누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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