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동화되는 참모습…단종문화제 개최

역사 속으로 동화되는 참모습…단종문화제 개최

기사승인 2009-04-08 15:43:01


[쿠키 문화] 단종의 능이 있는 강원도 영월에서 4월 24일부터 단종을 추모하는 단종문화제를 개최한다.

강원도 영월은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端宗·1441∼1457)의 능인 장릉(莊陵)이 있는 고장이다. 단종은 12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3년 만에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의 청령포로 유배됐다. 영월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단종은 결국 17살에 영월읍내에 위치한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고 죽게 된다.

26일 폐막하는 제43회 단종문화제에는 더욱 고증에 충실하면서도 장엄한 조선시대 국장재현을 준비하고 있으며, 가장행렬이 부활해 군민이 축제에 참여하고 축제 속에 동화되는 참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째 날 동강둔치에서는 민속경연대회, 정순왕후선발대회, 국립국악원 초청공연, 중요무형문화재인 남사당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오전부터 동강둔치와 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저녁에는 동강둔치에서 개막식과 KBS 콘서트,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둘째 날에는 올해로 제322회를 맞이하는 단종제향을 거행하고 종묘대제에서 선보이는 궁중 전통 제례악과 육일무를 선보임으로서 격조 높은 왕실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2001년 이후 중단됐던 영월군내 초·중·고교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가장행렬을 부활시켜 군민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관광객에게는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강둔치에서는 유치원생(어린이집) 재능발표회, 김대균의 줄타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초청공연, 영월청소년합창단, 부산진구어린이합창단 공연, MBC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계속 이어지고 단종이 사약을 받은 관풍헌에서 견전의(遣奠儀)를 거행한다. 견전의는 본래 발인을 시작하기 전에 문 앞에서 지내는 제사인데, 국장재현 전날인 지냄으로써 국장 전날 분위기를 고무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오전에 장릉에서 거행하는 단종제향과 덕포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가장행렬, 견전의는 둘째날 반드시 봐야할 필수 관람코스다.

셋째 날에는 단종문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조선시대 국장(國葬)’ 재현이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국장 재현의 특징은 행렬 코스가 더욱 길어지고 의례를 더욱 보강하여 보다 장엄한 국장행렬을 연출할 예정이다. 국장행렬은 동강 너머 덕포에서 출발해 새로 준공된 동강대교를 건너 관풍헌을 거쳐 읍내를 관통, 단종의 능인 장릉에서 끝이 나게 된다. 영월군민 2000여 명이 참여하고 전통복식과 의장(儀仗)을 갖춘 국장행렬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선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과 장엄함을 선사한다. 특히 460m 길이의 동강대교를 건너는 국장행렬은 빼어난 주변 풍경과 함께 어우러져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유배지인 청령포에서는 서울특별시 종로구청이 주최하는 단종ㆍ정순왕후의 만남 행사가 열리는데 두 영혼의 만남인 천상해후와 진혼무가 펼쳐진다.

한편 동강둔치에서는 어르신건강체조경연대회, 영주시 순흥 초군청 농악놀이, 능말도깨비놀이, 칡줄다리기, 그리고 폐막행사로 단종대왕 소원등 돌이, 행운권 추첨, 폐막 불꽃놀이로 화려한 막을 내린다.

특히, 능말 도깨비놀이는 오래된 영월의 전통 놀이로써 재미난 사연이 깃들어 있다. 그 사연은 “어느날 장릉 근처 마을에 살던 한 노인이 꿈속에서 땔감을 하러 산에 올랐다가 도끼로 소나무를 찍었는데 갑자기 도깨비들이 나타나 귀하신 어른이 잠든 곳의 나무를 건드리면 용서치 않겠다고 호통을 치자 달아나다 뒤를 돌아보니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들고 상대방의 혹 떼기 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금도 장릉 마을 사람들은 농한기가 되면 도깨비 탈을 만들어 쓰고 도깨비 혹 떼기 놀이를 즐기면서 장릉을 수호하는 도깨비들의 노고를 기리고 있다.

그리고 단종이 복위되던 숙종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길이 35m, 무게 6톤에 달하는 칡줄을 가지고 400여 명의 장정들이 동·서로 나뉘어 벌이는 칡줄다리기는 큰 볼거리를 제공한다. 칡줄다리기는 원래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영월사람들이 영월에서 태백산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단종 당집에 고사를 지낸 후 칡줄을 동강변에 가지고 나와 동강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눠 힘을 겨뤘다는 유래를 갖고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도 준비되어 있는데, ‘장릉에 참배하기’가 대표적인 체험행사이다.

오래전부터 그저 가볍게 장릉에서 참배만 하고 왔는데도 일이 잘 풀렸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단종 자신의 시신을 거두어준 영월에 대한 보답일까? 아님 어린 나이에 죽어서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자신에게 소원을 비는 이들이 대신 이루어주길 바라는 마을일까? 장릉 참배 후 관직에서 앞길이 활짝 열렸다는 입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아들을 얻었다는 이들도 많다.

단종문화제 기간 동안 장릉에 가서 참배를 원하면 복식까지 갖추고 참배를 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참가비는 복식에 따라 1인 2만원과 1만원이며 참가비는 영월사랑상품권으로 다시 배부된다. 또 5000개의 소원 등을 동강둔치에 마련된 터널에 걸고 다양한 등 조형물을 확충하며 동강에 유등을 띄워 분위기를 북돋울 예정이며 및 행사장 곳곳에 포토존을 마련하여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체험도 마련한다.


이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사진전 ‘조선시대 궁궐’ 사진전이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열리는 등 많은 부대행사들이 단종문화제 기간 동안 영월읍 곳곳에서 마련된다.

지난 1967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제43회를 맞이하는 단종문화제는 그동안 전통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전통문화축제로서 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인 축제로 성장하였으며, 단종문화제 속 전통문화행사 하나 하나가 새로운 문화습득으로 신선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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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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