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일본 각 지역 아마추어 미소녀들의 청순하고 지역색이 묻어나는 모습을 담은 ‘미소녀 도감’이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종의 광고신문인 이 환상적인 매체를 손에 넣기 위해 먼 지역에서 원정을 오는 남성들까지 생겨나고 전국 각 지역으로 창간 붐이 이어지면서 미소녀 도감은 새로운 수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지방에 미소녀를 늘리자’ 취지로 시작

미소녀 도감 열풍은 일본 니가타시 소재 디자인회사 ‘텍스트팜’이 2002년 11월 니가타판을 발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텍스트팜은 ‘지방도시에 미소녀를 늘리자’는 취지 아래 보통 여자아이를 모델로 패션잡지를 표방한 광고신문을 기획했다.

니가타판은 전면 컬러 A5 사이즈로 매년 2∼3회 64∼80페이지 분량으로 발간돼 니가타 시내 옷가게가 들어선 빌딩이나 미용실 등에 무료 배포됐다.

텍스트팜은 무엇보다 도쿄 중심의 주류 패션에서 벗어나 니가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미소녀들의 모습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니가타에서만 볼 수 있는 미녀’를 내세운 전략은 개성을 중시하는 일본인들의 요구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잇단 품절사태…사회현상으로 확대

첫 니가카판은 발행 1주일만에 2만부가 동이 났다. 광고주들은 ‘환상의 광고 신문’으로 미소녀 도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소녀 도감을 구하기 위해 배포일에 맞춰 학교를 빠지거나 배를 타고 원정을 오는 남성들까지 생겨났다. 배포 장소에는 인산인해의 광경이 펼쳐졌다. 미소녀 도감을 얻기 위한 경쟁이 TV와 지역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또다른 화제를 낳았다.

니가타판이 성공하자 텍스트팜은 오키나와판(2005년 8월), 오사카판(2008년 4월), 미야자키판(2008년 12월), 군마판(2009년 2월) 등을 잇따라 발행했으며 이달을 기점으로 나고야와 코베, 히로시마, 오카야마, 에히메, 카고시마 지역에서 미소녀 도감을 창간할 계획이다.

프로 모델은 사절, 한 회 수백명 응모

미소녀 도감의 최대 매력은 보통 여자아이가 모델로 등장한다는 데 있다. 연령제한이 없어 주부도 신청할 수 있다. 자신의 사진을 이메일 등으로 보내 선택되면 정식 카메라 테스트를 거쳐 최종 모델로 선정된다.

응모자는 대부분 패션에 흥미를 가진 고교생이나 대학생이다. 잡지모델이 될 수 있다는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인지 1회 모집에 무려 300∼400명의 응모자가 몰리기도 한다. 보통 한 회에 100∼300명의 여성이 모델을 지원하고 있다.

광고주들은 미소녀 도감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 외에 촬영장소를 제공하거나 의상 협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소녀 도감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프로 모델은 잡지에 실리지 않는다. 텍스트팜 관계자는 “아무리 귀여워도 술집에 근무하거나 탤런트 사무실에 소속된 여성은 사절”이라며 “다만 아마추어 모델은 막상 촬영일이 되면 치장을 많이 해 지역 특색을 잃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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