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지난 11일 일본 민주당 대표 사임 기자회견에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66) 전 대표의 이성을 잃게 만든 엘리트 미녀 리포터가 인터넷에서 화제다. 정곡을 찌르는 거침 없는 질문을 했다며 응원하는 이도 있지만 엉뚱한 발언으로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흐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외타임즈와 일간겐다이 등 현지 언론들은 니혼TV 소속 리포터 나나오 아이카(七尾藍佳·31)씨가 오자와 전 대표의 대표직 사임 기자회견장에서 톡톡 튀는 행동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니혼TV의 보도 프로그램 ‘뉴스 제로’의 리포터로 활약하는 나나오씨는 오자와 전 대표에게 “당을 위해서라면 탈당이나 의원사퇴를 왜 하지 않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어 오자와 전 대표를 당황케 했다.

오자와 전 대표가 “왜 의원사퇴해야 하느냐”고 되묻자 나나오씨는“불법 자금과 관련되는 이미지를 민주당에서 끊어내기 위해서 탈당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오자와 전 대표는 나나오씨의 거침 없는 질문이 이어지자 “당신 회사가 어디인가”라며 화를 참지 못했다. 이들이 공방을 벌이자 기자회견장은 일순 일촉즉발의 긴장감과 정적이 감돌기도 했다.

오자와 전 대표는 그동안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여론의 사퇴압박을 받아왔으며 이날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 당의 차기 선거를 위해 공헌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나오씨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출생해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한 엘리트다.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미국은 물론 스위스와 한국, 칠레 등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으며 영어와 불어 스페인어에 능통한데다 170㎝에 가까운 늘씬한 키로 뉴스 현장에서 주목 받아왔다. 지난 3월 취재 현장에서 만난 도쿄대 선배 기자와 결혼했다.

일본의 인터넷에서는 오자와 전 대표에게 거침 없는 질문 공세를 펼친 나나오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녀와 오자와 전 대표의 공방이 담긴 동영상이 높은 조횟수를 기록하는가하면 그녀의 블로그에는 네티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의 여론은 그러나 나나오씨의 ‘활약’에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미인 리포터의 활약 덕분에 오자와 전 대표가 금권정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났다”고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정당 대표의 기자회견장에서 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었다”“정치 전문 기자가 아닌 여성 리포터가 엉뚱한 질문으로 현장 분위기를 망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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