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톡톡]‘자살 명소’에 번지 점프대를 설치하면 자살이 줄어들까?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관광 명소를 보유한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살 방지 명목으로 갖가지 상업적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과 사자(死者) 명예훼손 등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니치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상절리로 유명한‘도진보(東尋坊)’가 있는 후쿠이현의 상공회의소는 지난 4월 말 자살이 많은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고 관광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도진보를 번지점프 등 체험형 관광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후쿠이시에 제안했다.

도진보는 기괴한 절벽으로 해마다 100만명 안팎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이지만 매년 30여명이 자살하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울창한 숲으로 한 번 길을 잃으면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후지산 윗쪽의‘아오키가하라’를 보유한 야마나시현도 자살 대책과 관광 진흥을 목적으로 3년 전부터 산책길을 정비해 삼림욕을 즐기도록 하고 있다.

아오키가하라는 일본 소설에 자살 장소로 곧잘 등장하는 지역으로 태고적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해마다 100여명의 자살자가 발견되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무려 131명이 이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도진보의 번지점프나 아오키가하라의 산책길 개발 등을 놓고 일부에서는“기발한 아이디어”라거나“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어 자살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고 찬성하고 있지만 “자살자 유족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경솔한 대처”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자살 유사 체험’등의 엉뚱한 행사까지 등장해 상업화에 따른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뭔데 그래◀ 서울광장 봉쇄 적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