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기자 재판 결과 나흘째 침묵…왜?

北, 여기자 재판 결과 나흘째 침묵…왜?

기사승인 2009-06-07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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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북한이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한 재판을 지난 4일 열고서도 재판 결과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북한은 재판 당일 "미국 기자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에 대한 재판을 6월4일 오후 3시에 시작하게 된다"고 짤막하게 보도한 뒤 7일 현재까지 나흘째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여기자 2명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뒤 미국이 특사를 보내오면 추방하는 형식을 취하려고 했으나, 대북특사로 거론되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방북 절차에 대한 북·미간 협의가 아직 끝나지 않아 발표를 뒤로 미루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처음에는 고어 전 부통령의 방북을 받아들였다가 입장을 번복해 정부 인사의 방북을 요청했으나 여의치 않자, 다시 고어 전 부통령의 방북을 수용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구두 친서 휴대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북·미는 여기자들이 속한 커런트TV 회장인 고어 전 부통령의 방북 자체에는 상당한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역시 여기자 석방 문제에 국한된 특사 가능성 자체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가 갈 데까지 간 양국 관계 상황을 감안, 이 문제를 정치적 사안과 분리시켜 상호신뢰를 확인하는 대화만 나눈 뒤 향후 관계개선을 위한 좋은 선례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진중인 대북 제재 결의안의 수위를 낮추거나 제재 발표에 대한 대응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재판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일부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속개 공판을 열려는 것 같다"면서 재판 절차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주목한다. 애초 여기자에 대한 재판은 북한 최고법원인 중앙재판소에서 진행돼 항소심 없이 1심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컸지만 대미 협상을 고려해 공판을 연장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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