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농축 카드로 미국과 정면 대응

우라늄 농축 카드로 미국과 정면 대응

기사승인 2009-06-14 20:48:01


[쿠키 정치]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결의 1874호가 나온 지 만 하루도 안돼 우라늄 농축 카드를 빼들었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북·미간 대결 구도를 지구전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의 2차 핵실험을 제재하기 위해 안보리가 결의안을 내놓자 북한이 바로 우라늄 농축 카드로 대응한 것은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다. 플루토늄 핵폭탄 실험에 대한 제재안이 나오자 우라늄 농축 카드로 맞불을 놓은 양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북·미 대결은 장거리 로켓 발사→안보리 의장성명→제2차 핵실험→안보리 결의→우라늄 농축 등 벌써 5개월 이상 점점 더 깊은 악순환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외무성 성명이 나온 13일 "오바마 정권은 조(북)·미 교전관계의 종식이라는 본질 문제에 외교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북·미 대결의 핵심은 북핵 문제를 넘어 현 정전체제의 전환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이 정전체제 전환 문제를 핵문제와 엮어 풀 의지가 없는 한 이번 대결 구도는 결코 풀릴 수 없다는 논리다. 결국 2005년 9·19 공동성명과 6자회담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신문도 지난 9일 지금의 북·미 대결을 '의지전'으로 규정하고 "국제정세가 복잡해지고 시련이 겹쌓인다고 하여 의지전에서 뒷걸음치지 말아야 한다"며 "후퇴는 곧 패배이며 죽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면에는 북·미 협상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인다. 지난 4월부터 예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카드를 일단 유보한 것 자체가 상황을 완화시켜 북·미 협상을 통해 현 대결 구도를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조선신보도 "단계적 긴장격화에 제동을 거는 것은 원인제공자(미국)의 몫"이라는 주장을 폈다. 미국이 대화 재개를 요청해올 경우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미 양측 모두 현 시점에서는 서로 양보할 자세가 돼 있지 않아 향후 수개월은 북·미간 '강 대 강'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4일 "북한이 '150일 전투'가 끝나는 10월10일 당 창건기념일 정도가 되면 계속해서 위기를 고조시킬지 아니면 대화 무드로 전환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국의 여기자 문제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방북,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상이 만날 것으로 보이는 다음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은 북·미관계 전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