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예선 최종전에서 비기면서 남북한 월드컵 동반 진출이 결정된 18일 한 국내 사이트가 사우디의 자력 진출 좌절에 대한 불만을 품은 해커에 의해 해킹을 당했다.

이날 유럽의 사이버 범죄 감시기관인 ‘Zone-H’가 공개한 해킹 현황에 따르면 국내 유명 건강식품 기업체 K사의 사이트에 사우디 축구 대표팀 선수의 사진과 한국인들에게 악의적인 메시지가 담긴 악성 페이지가 삽입됐다. 악성 페이지 삽입이란 해커가 국제관계, 전쟁 등에 있어 자신의 불만이나 특정 메시지를 해외 네티즌들에게 알리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으로, 평소에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이런 행위는 방문자 컴퓨터에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방문자가 사이트를 이용하다 언제든 볼 수 있어 기업 이미지 하락과 영업 방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옆 메시지는 한국인을 비꼬는 내용이다. ‘all Korean players’라는 표현으로 봤을 때 남북한 선수 모두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른바 ‘four-letter word(네 글자로 된 욕설)’를 섞어가며 한국인을 ‘바보 같은 눈’이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사우디에는 행운을 보낸다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또 사진 속 11번인 사우디 선수를 높이 평가하는 듯 “오늘 이 선수가 나오지 않은 것을 신에게 감사하라”며 북한 대표팀의 월드컵 자력 진출을 폄하하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사이트에 페이지를 삽입하기 위해서는 서버를 뚫어야 하기 때문에 엄연한 해킹 행위”라며 “악의적 해커들은 시의성 있는 특정 이슈를 이용해 해킹 행위를 하기도 하는 만큼 무조건 사우디 측의 소행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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