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국가정보원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플래시 게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6·25 59주년을 앞두고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국정원이 전수하는 대한민국 수호권법 안보신권’이라는 이벤트를 홈페이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용 동영상인 플래시를 이용한 게임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나라를 수호하는 무술비법전서가 있었으니, 사람들은 이를 안보신권이라 불렀다. 이제 국정원에서 안보신권을 전수한다’는 설명글로 시작된다.

게임의 1장은 ‘적을 먼저 알아야 진정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부제의 ‘열공신법’ 코너로 간첩·좌익사범 식별 요령을 교육하고 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5가지 유형의 간첩·좌익사범을 가려내야 한다.
여기서 국정원은‘반미·반정부 집회에서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폭력시위를 조장하는 사람’‘PC방 등지의 외진 구석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불순내용을 게재, 전파하고 PC작업 후 황급히 자리를 이탈하는 사람’‘남북경협·이산가족 상봉 등을 구실로 통일운동을 하자는 사람’ 등을 간첩·좌익사범이라고 해놓았다. 그런데 일부의 경우 불법행위는 될지언정 이를 간첩·좌익사범으로 규정한 게 적절한지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단계 ‘의심강추’ 코너에서는 간첩·좌익사범과 민간인을 구별하는 법을 교육하고 있고, 마지막 3단계는 ‘즉시신공’으로 1∼2단계에서 걸린 사람을 신고하는 요령을 가르친다.

이 같은 국정원의 인터넷 이벤트를 놓고 네티즌들은 “군사독재 시절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반공교육”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특히 국가안보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국정원이 최근 잇따르는 반정부 시위대를 겨냥해 유치한 게임을 만든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로리XX’ 등 여러 블로거들은 국정원 플래시 게임을 캡처해 올리면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게임을 직접 해 본 네티즌들은 “이젠 PC방에서 글을 쓰거나 반정부 시위에 참가하면 간첩이나 좌익사범으로 찍힐 것을 걱정하는 세상이 됐다”며 게임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터넷 상에서 일부 표현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 표현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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