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는 7일 “박 외상이 현장에서 추진되는 6자 외교장관회의는 몰라도 ARF 회의에는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한 때일수록 보다 당당하게 외교전을 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번 ARF에서 지난달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적극적인 이행을 아세안 및 역내 국가들에 주문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북한이 ARF를 회피할 수 없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주 필립 골드버그 대북 제재 조정관을 말레이시아에 파견해 금융 제재 문제를 논의했고, 8일부터 10일까지는 스튜어트 레비 재무차관을 중국에 파견하는 등 대북 제재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다만 6자 외교장관회의는 북한의 불참으로, 그리고 북한을 제외한 5자 외교장관회의는 중국의 반대로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북·미 외교장관회동도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 북·미가 만나도 별로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자카르타에서 열린 ARF 때는 당시 백남순 북한 외상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20여분간 양자회동을 가진 적이 있다. 반면 지난해 싱가포르 ARF에서는 북한의 박 외상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6자 외교장관회동에서 비공식적으로 만났을 뿐 공식 양자회동은 갖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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