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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톡톡] ‘아플 땐 욕을 하라. 그리하면 고통이 사라질지니….’

아무리 젊잖은 사람이라도 야구장에서 타구에 맞는다든지 회사에서 걸상에 걸려 넘어질 경우 입에서 가벼운 욕설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욕설을 하는 자신의 모습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느꼈다면 이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영국 킬대학(Keele University)의 심리학과 리처드 스티븐스 연구팀은 다쳤을 때 고통에 대한 반응으로 욕설을 내뱉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통이 50% 가량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데일리메일이 13일 보도했다. 욕을 하는 것 자체가 고통을 줄이기 위한 육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초 연구는 욕설이 오히쳐 고통이 더할 수 있다는 가정으로 진행됐으나 피실험자로 참가한 학부생 64명으로부터 얻은 연구 결과, 욕설을 내뱉는 게 고통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은 학부생들이 얼음이 들어있는 물통에 손을 넣고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는가를 측정했다.

먼저 얼음물에 손을 담근 채 욕설을 못하게 했을 때 피실험자들은 평균 1분15초 가량 견뎠다. 그러나 욕설을 허용했을 때 피실험자들은 얼음물에 손을 담근 채 2분 가량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욕설을 하는 게 인간의 ‘투쟁도피반응(fight-or-flight response·어떤 긴장된 자극이 주어졌을 때 그 자극에 대해서 반응하기 위해 몸의 근육 활동력을 높이는 반응)’을 극대화시켜 고통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욕을 할수록 피실험자들의 심장박동수는 빨라졌으며 이는 고통을 참으려는 ‘남성다움(machismo)’으로 고통을 줄이려는 전형적인 투쟁도피반응이라는 것이다.

스티븐스 박사는 “욕설이 왜 이런 작용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며 “욕설의 공격성 즉 남성다움이 인내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결과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며 “이번 연구는 왜 몇세기에 걸쳐 욕설이 발전하고 유지되는지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민 기자
taz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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