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는 스포츠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관객은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지만 식상 하다거나 뻔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국가대표’는 핸드볼보다 낯선 스키점프 종목을 소재로 한다. 전체 등록 선수 7명, 국가대표 4명에 불과한 스키점프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여기에 감정의 폭을 극대화하게끔 영화적 허구를 가미한다.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하겠다고 모인 이들은 대표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모두 결함이 있다. 어릴 때 미국에 입양된 밥(하정우 분)은 자신을 버린 친엄마를 찾기 위해 귀화를 결심하고 차헌태라는 이름을 얻는다. 나이트클럽 웨이터인 흥철(김동욱)은 한 때 전북 알파인 대표 선수였으나 약물 때문에 선수 생활을 청산했고, 할머니와 동생을 돌보는 칠구(김지석)는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는 말에 팀에 합류한다.
흥철, 칠구와 고등학교 스키부 동기인 재복(최재환)은 고깃집을 운영하는 아버지에게 잔뜩 주눅이 들어 있다. 칠구의 동생 봉구(이재응)는 예비 선수가 필요해 얼렁뚱땅 국가대표가 된다. 이들은 이끄는 방 코치(성동일)는 어린이 스키교실을 운영하는 별 볼일 없는 인물이다. 팀이 구성된 것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일종의 쇼. 기대는커녕 이들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이르기 전까지 강약 조절을 잘하면서 관객을 몰입시킨다. 연습장이 없어서 스키장에 물을 뿌리며 연습하거나, 차에 매달려 균형 잡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웃음을 이끌어내고, 헌태가 엄마를 찾는 모습을 따라가면서 안타까운 감정을 이끌어낸다. 막바지에 이르러서 객석을 먹먹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스키점프 경기 장면은 첨단 장비를 동원해 실감 나게 표현했다. 스포츠 경기 중계에 주로 사용되는 캠캣(Camcat)을 도입해 스키점프의 빠른 속도감과 역동적인 화면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여러 차례 반복되는 경기 장면의 카메라 앵글이 단조로운 면이 있지만 영화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진 않는다.
김용화 감독의 전작인 ‘미녀는 괴로워’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던 ‘러브홀릭스’의 이재학이 만든 음악은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한다. 30일 개봉. 12세가.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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