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금속노조 지침 거부

현대차 노조, 금속노조 지침 거부

기사승인 2009-08-02 17:07:00

[쿠키 경제] 현대자동차 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현재 기업별 지부노조로 된 하위노조을 지역별 지부체제로 전환시키로 한 금속노조의 지침을 거부했다.

올들어 KT와 인천지하철 노조 등 민주노총의 강경노선에 반발한 거대 노조들의 탈퇴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어 현대차 노조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9일 대의원대회에서 현행 기업지부(기업노조) 체제로 새 집행부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난 뒤 선거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오는 10일 선거관리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공고했다.

이는 완전한 산별(산업별) 노조를 만들기 위해 현대차 노조를 비롯한 5개 기업지부들을 모두 지역지부로 소속을 바꾸려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방침에 정면배치되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의 규약·규정대로 오는 10월부터 무조건 지역지부로 변신해야 하지만 일단은 기업지부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10월 이후에도 지역지부 전환에 결론을 낼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역지부로 전환하면 현대차지부 산하로 전국에 흩어진 울산, 전주, 아산, 모비스, 남양, 정비, 판매위원회 등 7개 위원회가 금속노조의 지역지부로 소속이 바뀐다. 그 동안 기업지부였던 현대차지부 산하에 편제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지부인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차지회, 금속노조 전북지부 현대차지회, 금속노조 아산공장 현대차지회 등으로 변경되는 것이다.

현대차지부 내에서는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지부를 중심으로 한데 힘을 모았던 이들 위원회와 전국의 조합원이 각기 찢어져 조직력이 훼손되고 고용불안이 야기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또한 2006년 산별노조로 전환된 뒤 금속노조의 핵심사업장임에도 오히려 위상이 떨어지고 실질적인 권익 향상을 누리지 못했다는 반감이 깔려있다.

현대차 노조의 향후 대응은 나머지 기업지부인 기아차와 대우차, 쌍용차, 만도지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대차 노조의 일부 현장 노동조직은 금속노조의 방침에 따라 지역지부체제로 먼저 바꾼 뒤 선거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금속노조는 현대차를 포함한 현행 기업지부 5곳의 지역지부 전환이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산별노조의 완성에 필요한 마지막 단계로 보고 있어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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