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호사건 장기화되나… 남북·북미관계 변수 작용 가능성 ↑

연안호사건 장기화되나… 남북·북미관계 변수 작용 가능성 ↑

기사승인 2009-08-03 18:04:01
[쿠키 정치] 지난달 30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갔다가 나포된 800연안호 사건 해결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연안호 선원 4명의 송환 문제가 갈수록 ‘제2의 유씨 사건’처럼 변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사건 발생 닷새째인 3일에도 남북 해사당국간 통신망을 통해 연안호의 상황을 물었으나 북측은 “현재 조사중에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넉 달 넘게 북한에 억류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사건과 비슷해지는 양상이다.

북측의 반응은 2005년 4월 NLL을 넘어간 황만호 사건과는 달라 보인다. 당시 북측은 사건 발생 사흘만에 북한적십자사 총재 명의의 전화통지문(전통문)을 보내 선박 및 선원의 송환 계획을 통보한 바 있다. 2006년 12월 우진호 사건 때도 시일은 다소 많이 걸렸지만, 불법 혐의에 대해 조사중이라는 답변은 따로 없었다.

북측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연안호가 “우리 측 영해를 깊이 불법침입했다”고 규정한 점도 심상치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측이 (연안호 혐의를) 불법침입이라고 규정한 것을 보면 사건을 장기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북측이 동해지구 군사실무책임자 명의로 전통문을 보낸 것도 특이하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적십자채널이 끊겨 군 통신선으로 보낸 측면도 있지만 북한 군부가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문제와 묶어 협상을 해보자는 시그널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의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최근 “희망적”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미국인 여기자 억류 문제는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인 여기자 2명만 석방되고 유씨와 연안호 선원들의 송환은 늦어질 경우 ‘미국 정부는 푸는데 왜 우리 정부는 못 푸느냐’는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따라 정부가 미측에 ‘동시 해결’을 요구할 경우 연안호 문제는 남북간의 단일 사안 수준을 넘어선다.

양 교수는 “이번 주가 고비”라면서 “17일부터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과 맞물리면 사태가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도 사태 악화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당초 이번 주초 강원도 속초를 방문해 납북자 가족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어 일단 연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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