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중국의 경찰관 승진시험에 부정행위가 기승을 부리자 급기야 ‘순진무구한’ 초등학생들이 시험감독으로 기용되는 웃지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중국 란저우신보는 지난달 26일 간수성 우웨이시 량저우구에서 실시된 경찰관 승진시험에서 현지 아동들이 시험감독에 나섰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험에는 총 265명의 중간 관리직 경찰관들이 응시했다. 지금까지의 시험에선 경찰 관계자나 현지 중학교사가 감독을 맡아왔으나 일부 수험자들이 책을 버젓이 펴놓고 시험을 치르는 등 부정행위가 끊이질 않았다. 시험감독들은 ‘동료니까’ ‘보복이 무서워서’ 등의 이유로 부정행위를 못 본 척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시험 주최측은 이웃 초등학교 5학년 아동 18명을 시험감독으로 동원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아이들은 인정이나 의리,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이 기막힌 아이디어는 일단 성공했다. 실제 120분간의 필기시험 도중 어린 시험감독들은 응시자의 10%에 육박하는 25명의 부정행위자를 적발했다. 커닝 경찰관들은 수험자격을 박탈 당했다.

시험감독을 맡았던 한 아이는 “선생님이 가르쳐주신대로 성실하게 감독을 봤을 뿐이에요”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보수로 각각 50위안(8900여원) 상당의 학용품을 받았다.

초등학생 시험감독에 대한 인터넷 의견은 분분하다.“기발한 방법이다. 전국에 퍼트려 부정행위를 뿌리뽑자”며 옹호하는 의견이 많지만 일각에선 “아이에게 인간 불신을 안기는 등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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