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전격 방북] ‘정부 메시지’ 전달했을까

[현정은 전격 방북] ‘정부 메시지’ 전달했을까

기사승인 2009-08-11 19:59:01
[쿠키 정치] 평양을 방문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사업자 자격으로 방북했지만, 정부의 ‘준 특사’ 성격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이 남북관계 개선에 관한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지도 주목된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이번 (현 회장의) 방북은 사업자 차원의 방북”이라고 현 회장의 방북 성격을 설명했다. 다만 천 대변인은 “정부는 3월30일 억류된 우리 근로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각적으로 해왔다”면서 “억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던 현대아산은 이 문제의 당사자로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북한에 억류중인 유모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현대아산이 철저하게 공조해왔다는 것이다.

또 금강산·개성 관광, 개성공단 개발 등 주요 남북 교류협력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현대그룹의 수장이 당국간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황에서 평양을 방문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부의 대북 메시지를 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또는 대남라인의 고위급 인사와의 면담 등에서 정부를 대신해 억류 135일째를 맞은 현대아산 근로자 유씨 석방과 지난달 30일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었다가 북한에 나포된 800연안호 선원 4명의 조기 석방을 우선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에 앞서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지난주 송환한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인도적 차원에서 억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이란 얘기다.

정부와 현대그룹의 이해관계가 모두 맞물려있는 금강산·개성 관광의 재개 입장도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해 정부가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관한 정부의 완화된 입장이 북측에 전달됐을 수도 있다.

지난해 12·1 조치에 따른 육로통행 시간대 및 통행 인원 축소, 개성공단 상주인원 제한, 남북 경협협의사무소 폐쇄 등을 원상복구함으로써 개성공단 사업자들의 불편을 덜어주자는 제안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완공만 하고 한번도 행사를 치르지 못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의 시험운영 등 이산가족 상봉과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 인도주의적 현안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해결 의지도 전해졌는지 관심이다.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단절된 남북관계 개선에 관한 현 정부의 의지도 메시지에 포함됐을 수 있다.

다만 현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는 따로 휴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하는 구두 메시지를 현 회장 편으로 따로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