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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앞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새벽 김 위원장이 함흥시에 있는 김정숙해군대학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오후에 함흥대극장에서 북한군 장병들과 함께 연극 '네온등 밑의 초병'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의 보도 시점으로 미뤄 김 위원장은 10일 또는 11일쯤 함흥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이 방북 기간을 하루 연장한 것도 김 위원장의 지방 방문 일정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 회장 일행이 당초 2박3일 평양에 머무를 계획이었지만, 김 위원장 현지지도 일정이 늦어지면서 불가피하게 방북 기간도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관례상 면담 일정은 확인되지 않지만 현 회장이 평양을 벗어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 회장 일행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함흥 지역으로 이동하기보다는 평양에 남아 김 위원장이 올라오기를 기다린 뒤 13일 오전 면담하고 귀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현 회장이 13일 뒤늦게 함흥이나 인근 원산 지역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과 면담하거나 아예 면담을 하지 못하고 내려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은 1960년대 중국에서 창작 공연된 이 연극을 관람한 후 "장구한 기간에 걸쳐 마련한 조(북)·중 친선을 더욱 공고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의 변함없는 의지"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참여하는 중국을 겨냥해 북·중 간 친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공연 관람에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이영호 총참모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 북한군 지휘부와 당 중앙위 최태복 김기남 비서, 당 중앙위 부장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의 당·군·정 최고위 간부들이 대거 수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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