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 유씨 석방

北 억류 유씨 석방

기사승인 2009-08-13 2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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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북한에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44)씨가 13일 석방됐다. 지난 3월30일 북한 체제 비난 및 탈북 책동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된 지 136일 만이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한 지 사흘 만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현대아산 측이 오후 5시10분 북측 출입국사업부로부터 유씨 신병을 인도받았고, 5시20분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유씨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간단한 조사를 마친 뒤 오후 8시36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으로 귀환했다.

유씨는 남측 출입사무소에 도착한 뒤 기자단에 "무사히 돌아오게 돼 기쁘다", "국민들께 감사하다"는 간단한 소감을 밝힌 후 건강 검진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유씨는 향후 당국의 조사도 받을 예정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유씨 석방은 교계 인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이미 지난주까지 북측과 충분히 사전조율이 이뤄진 상태였다"며 "북측에서 석방을 위한 최종 절차로 지난 9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여기자들 경우 처럼 사전 물밑 접촉으로 미리 석방을 결정한 뒤 클린턴이 방북해 데려오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다"며 "유씨 석방 과정도 완전한 '클린턴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에서 숙소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유씨는 변호인 접견도 허용되지 않은 채 북측의 일방적인 조사를 받아왔다. 북측은 조사결과를 낭독한 뒤 추방 형식으로 유씨 신병을 우리 측에 인계했다.

천 대변인은 "정부는 북측에 사과나 유감을 표명한 사실이 없다"면서 "석방과 관련한 대가를 지불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현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도 늦게나마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북측이 유씨를 석방 조치한 것으로 볼 때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도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시로 이동해 송도원 청년야외극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한 것으로 미뤄 현 회장이 원산으로 내려가 면담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씨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긴 경색기를 거친 남북 관계는 새로운 개선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씨가 석방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럽다"면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연안호 선원들도 하루 빨리 귀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나포된 800연안호 선원 4명의 송환 문제는 여전히 답조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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