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김정일 면담 의미는?…현대家 오랜 인연 주효

현정은-김정일 면담 의미는?…현대家 오랜 인연 주효

기사승인 2009-08-16 23:30:00
[쿠키 정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면담한 것은 대를 이어 대북사업을 벌여오고 있는 현대가와의 오랜 인연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면담 일정이 차츰차츰 뒤로 밀리면서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은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었다. 특히 한·미가 17일부터 시작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일정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면담 가능성은 더욱 낮았던 게 사실이다.

조선중앙방송도 이번 면담의 결과를 전하면서 두 사람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 등 현대그룹의 선임자들에 대해 감회 깊이 추억했다고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 회장의 끈질긴 대북 설득이 효과를 봤다”면서 “현대그룹과 맺은 기존 대북사업들이 지속될 것이지만 차후 남북관계에 달려있다는 점을 김 위원장이 설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미관계의 개선 분위기를 남북관계의 냉각으로 굳이 해치고 싶지 않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3일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씨를 136일만에 석방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이 대외적인 모양새를 중시하는 것 같다”면서 “남북관계의 가능성을 아예 닫지 않고 살려두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개성 관광과 금강산 관광이 되살아날 경우 북한이 달러 수입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 개성·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연간 벌어들이는 액수는 3000만달러에 달한다.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 면담한 것은 비록 민간 채널의 성과지만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씨 석방 이후 남북관계의 회생 분위기가 이번 면담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두 사람의 면담이 실질적인 성과는 별로 없고 단순한 의례적인 만남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다면 남북관계의 전환에 미칠 영향은 일시적이고 미미할 수도 있다.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만남을 질질 끈 것은 이명박 정부한테 선물을 주기 싫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내주는 선물 보따리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