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일본 후지TV가 뉴스 프로그램에서 살인 사건을 보도하면서 ‘웃기는’ 용의자 사진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후지TV는 지난 17일 ‘슈퍼 뉴스’라는 프로그램에서 지난달 군마현 후지오카시에서 발생한 시체 유기 사건의 남녀 용의자 2명을 소개했다.

문제는 후지TV가 공개한 여성 용의자 A씨(34)의 사진이 비상식적이라는 데 있다.

사진에는 A씨가 양쪽 콧구멍에 하얀색 화장지를 말아 넣고 얼이 빠진 것처럼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언듯 보면 남을 웃기기 위해 바보처럼 분장하고 찍은 것처럼 보인다. 함께 공개된 남성 용의자의 사진은 평범했다.

시청자들은 살인 사건 보도에 걸맞지 않는 사진이라며 황당해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아무리 용의자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웃기게 나온 사진을 마구 가져다 써도 되느냐. 용의자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식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후지오카 경찰서는 지난달 5일 후지오카시 소재 한 농업용 저수지에 수몰된 자동차에서 전기코드로 양손이 묶인 B씨(30)의 시체를 발견했다.

경찰은 B씨가 머리와 온 몸을 폭행 당해 외상성 쇼크로 사망했다고 결론 내리고 수사를 벌여 왔다. 수사 결과 A씨는 평소 B씨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으며 B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난달 3일 밤 B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들이 지난달 3일 B씨의 양쪽 겨드랑이를 잡고 사라졌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B씨 집 현관 계단에 핏자국 등이 나있는 점을 근거로 A씨 일행이 B씨를 집에서 폭행한 뒤 밖으로 데리고 나가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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