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햄버거를 먹으면 살이 찌기 쉽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는 등 우리 몸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햄버거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함께 사는 지구와 아프리카 땅에서 굶어죽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햄버거 한 개를 먹으면 지구에 약 5㎡의 숲이 사라지고, 햄버거용 소고기 1㎏을 얻기 위해서는 곡물 8㎏과 2만ℓ의 물이 필요하며, 미국인이 고기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면 아프리카에서 굶어죽는 아이들을 모두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EBS ‘다큐프라임’은 31일부터 3일간 오후 9시50분에 ‘인류를 향한 은밀한 역습-햄버거 커넥션’을 방송한다. ‘햄버거 커넥션’은 햄버거의 재료가 되는 소고기를 얻기 위해 목장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열대림 파괴현상을 가르킨다. 햄버거 용도의 소를 사육하기 위해 1960년대 이후 중앙아메리카 숲은 25% 이상이 벌채됐다.
프로그램은 ‘햄버거 커넥션’의 현장인 브라질과 멕시코 등을 직접 찾는다. 아마존 열대림을 파괴하고 개간되는 목초지와 대두밭, 하루 1500마리의 소를 도살하는 브라질 최대 정육기업 베르진의 도살장 등을 통해 햄버거와 교환되는 자연 파괴의 현장을 생생히 전한다.
1부에서는 햄버거의 빵 사이에 들어가는 고기(패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2부에서는 소 사료로 쓰이는 대두 경작을 위해 파괴되는 열대림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찾아간 한 대두밭은 항공기를 타고 10분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활했다.
3부에서는 ‘맥도널드’ 취재를 통해 햄버거 패티의 원산지 등을 추적한다. 3부에서는 소고기 원산지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을 찾는다. 미국의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10여 곳에 패티의 원산지를 묻지만 모두 모른다는 대답만 들었다. 제작진은 지난 2월부터 미국 맥도널드 본사와 연락을 시도했다. 수차례 이메일엔 답이 없었고, 본사로 찾아가자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고 했다. 전 세계에서 햄버거를 가장 많이 파는 맥도널드, 그리고 알 수 없는 원산지. 우리는 햄버거를 먹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파괴하고,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일까.
제작을 맡은 한송희 PD는 “우리가 무심코 햄버거를 먹는 행위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나비효과’를 짚어보고 싶었다”며 “열대림이 파괴된 땅에서 자란 소가 전 세계로 수출되는 동안 기후온난화는 인류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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