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정길 靑실장,이회창 총재에게 총리 문제 상의”

[단독] “정정길 靑실장,이회창 총재에게 총리 문제 상의”

기사승인 2009-09-02 21:47:00
[쿠키 정치]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국무총리 임명 무산사태를 놓고 청와대와 선진당이 네탓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실장이 메신저 역할을 맡아 양측을 조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일 “최근 정 실장이 선진당 이회창 총재를 찾아가 심 전 대표의 국무총리 임명문제를 정중히 상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실장을 통해 세종시 처리와 강소국 연방제 등에 관한 양측 입장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총재에게 정 실장을 보낸 것은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추면서 심 대표 총리 카드를 제안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도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에서 중간자를 통해 심 대표를 총리후보로 지목해 제의가 온 일이 있다”며 “당시 충청지역의 시급한 현안인 세종시 문제 원안대로 추진과 장기적 국가 발전 과제로 강소국 연방제 추진에 동의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러나 “청와대측은 모두 거부했고, 세종시 문제는 원안대로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며 “강소국 연방제 문제로 들어가기도 전에 세종시부터 걸렸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한나라당 여성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이 총재가 강소국 연방제를 약속해달라는 요청을 두번이나 했지만 이는 개헌이 필요한 사안이라서 약속해줄 수 없었다. 그래서 (총리 임명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과 차이가 있다. 이 대통령은 총리임명 무산사태의 원인이 이 총재의 무리한 강소국 연방제 주장에 있었다는 입장이고, 이 총리는 청와대의 세종시 원안추진 반대가 주요한 원인이었다는 반박인 셈이다.

이 총재는 또 “청와대측은 심 대표가 총리로 와 지역구 주민들을 설득해 세종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가 세종시를 팔아먹었다는 험한 말을 들을 수 있다”며 “정부가 심 대표를 총리로 기용해 세종시 원안처리를 희석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공개로 이야기한 것인 만큼 말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대통령 자신이 마치 내가 되지도 않을 요구를 해서 총리기용을 방해한 것처럼 해석되는 언급을 해 부득이 내용을 밝힌다”고 목청을 높혔다.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이 직접 이 총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무슨 뜻으로 직접 전화한 것처럼 말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대통령과 전화한 일도 없고 전화를 한 적이 없다”면서 “착각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1일 여성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이 총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발언한 적이 없다”면서 “(심대평 총리 문제는) 통합의 관점에서 선의를 가지고 시작했던 일이었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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