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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김기덕 감독(49)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년)’이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평론가 로저 이버트(67·미국)의 ‘위대한 영화’로 뽑혔다.
이버트는 2주에 한 편씩 ‘위대한 영화’를 선정해 현지 언론 ‘시카고 선-타임즈’에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가장 최근인 지난 26일 “호수와 고요함, 명상, 낭만 위의 땟목”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노승에게 맡겨진 동자승의 일생을 4계절의 풍광 속에 녹여낸 작품으로 2003년 청룡영화제 작품상과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청년비평가상, 국제시네마클럽연맹 돈키호테상 등을 수상했다.
이버트는 이 영화에 대해 “나를 심오한 세계로 안내한 드문 영화”라고 소개하면서 “동양의 오래된 지혜가 우리에게 이상과 낭만을 선사한다. 문화적 아이디어가 설득력을 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버트는 또 김기덕 감독의 대표작 ‘섬(2000년)’과 ‘활(2005년)’ 등을 소개하면서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지만 세심한 관찰을 통해 (관객이 감독의 메시지를) 스스로 이끌어내도록 한다”고 했다.
이버트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화 평론가 중 한 사람으로 매년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미국 영화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