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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정부가 북한의 댐 방류로 인한 임진강 수해 사태와 관련, 북측 군부의 수공(水攻)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경 대응 태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8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수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하순 임진강 상류에는 적지 않은 비가 내려 불어난 물을 방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고의로 통보하지 않고 방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당초 균열 가능성이 제기됐던 황강댐의 구조적 결함을 보여주는 징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댐의 균열에 따른 방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정보 당국자는 "6일 이후에도 황강댐 보수를 위한 인력이나 물자이동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설치된 댐의 수문을 여닫는 문제는 북측 군부가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황강댐 방류에는 북측 군부가 어떤 형태로든 개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의 대응 기조가 강경해지고 있다. 국민들의 대북 정서가 악화된 상황에서 온건한 대응을 더 이상 이어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7일 오후까지만 해도 북한의 통지가 유감스럽다는 입장만 나타냈지만, 8일에는 책임 있는 북측 당국의 사과까지 요구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사과 요구의 배경에 대해 "(수위가 높아져 긴급히 방류했다는) 북측의 통지는 최근 강수량 등으로 볼 때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측이 북측에 사과를 요구하면서 이번 임진강 수해 사태가 향후 남북관계의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자칫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 때처럼 북측은 사고를 내고 남측은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이번 사과 요구를 남북 당국 간 접촉의 전제조건으로까지 삼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천 대변인은 "남북 공유 하천에 대한 피해 예방과 공동 이용 제도화를 위한 남북 간 협의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과거에도 사과에 매우 인색했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 때 북측은 금강산 관광을 총괄하는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의 담화로 간단한 유감 표시만 했다. 지난달 개성공단 근로자 유성진씨의 석방 때도 북측은 유감 표시는커녕 하루 100달러의 숙박비까지 물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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