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독극물을 주입해 사형을 집행하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사형수의 혈관을 찾지못해 사형이 연기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25년 전 10대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채 오하이오주 루카스빌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롬멜 브룸은 사형집행인들이 자신의 혈관을 찾지 못하자 스스로 손가락을 구부리는 등 혈관을 드러내기 위해 도와 주려 했지만 2시간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 다음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오하이오주 테드 스트릭랜드 주지사는 1주일간 사형집행을 연기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2차 사형집행을 앞두고 인권단체와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브룸은 1984년 9월 풋볼경기를 관람한 뒤 친구 2명과 함께 귀가하고 있던 트리나 미들턴(당시 14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25년간 복역한 끝에 지난 15일 집행된 사형에서 살아남게 된 브룸은 1주일 안에 재집행하라는 주지사의 명령과 상관없이 ‘잔인한 조치’라며 사형집행을 취소하라는 변호인의 항의 등으로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브룸의 변호인 팀 스위니는 사형집행 당일 혈관을 찾지 못하고 한 시간째 소동이 계속되자 주대법원에 사형집행을 중지해달라는 청원을 넣었다. 스위니는 당시 집행을 계속하는 것은 매우 잔인하고 이례적인 형벌로 ‘빠르고 고통없는 죽음’을 규정하고 있는 오하이오주 법률에 위배될 뿐 아니라 브룸의 헌법적 권리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오하이오 지부 역시 성명을 내고 사형집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ACLU는 “오하이오주의 사형제도는 근본적으로 흠집 투성이”라며 “만약 인간의 생명을 앗아갈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능한한 인간적으로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영리단체 사형정보센터의 리처드 디어터 회장는 “법적인 항의가 계속된다면 브룸의 2차 사형집행은 1주일 내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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