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자대화 복귀 의사에 각국 시각차…신중한 韓·美, 반기는 中

北 다자대화 복귀 의사에 각국 시각차…신중한 韓·美, 반기는 中

기사승인 2009-09-20 17:29:01
[쿠키 정치] 북한이 다자 대화 복귀 의사를 표시했지만 관련국들이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우선 가장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반기는 쪽은 물론 중국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대화 의사’를 표시했다는 점에서 중국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고무적인 표정이 역력하다. 원자바오 총리의 다음달 초 방북을 앞두고 다이빙궈 특사가 기대했던 목표를 100% 완수했다는 자신감도 배어난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20일 “조만간 성사될 북·미 회담의 결과에 따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한·미는 공식적으로 매우 신중한 편이다. 김 위원장의 정확한 발언 내용이 공식 확인되지 않은데다 ‘다자 대화’의 정확한 의미도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 매체를 통해 평양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아직 중국 측으로부터 다이빙궈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의 방북 결과를 전해듣지 못했다”면서 “디브리핑을 받은 뒤에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도 비슷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다만, 북한의 다자 대화 복귀 소식에 대한 한·미 간 미묘한 시각차도 엿보인다.

미국은 일단 북한이 다자 대화 복귀를 요구해 온 미국의 요구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내온 점을 평가하는 분위기인 반면, 한국은 다자 대화의 정확한 의미가 드러날 때까지는 가급적 신중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기조로 해석된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일본을 방문 중이던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우리가 요청해 왔던) 조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정확하고 완전하게 이해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6자회담 틀 안에서 다양한 양자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자 대화의 구체적인 틀이 제시될 경우, 관련국들의 입장에 따라 공조의 균열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미는 일단 이번 주 연쇄 회동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북핵 문제 구도의 변화와 향후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 조만간 개최될 북·미 양자대화에 대비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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