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일본에서 신형 아이팟을 이용해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몰래 촬영한 사건이 적발되면서 미국 애플사의 도둑 촬영(도촬)에 대한 헛점이 드러났다고 일본 온라인 신문 ‘제이 캐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신제품을 출시함에 있어 기능을 강조하는데 급급해 이를 악용하는 사례에 대한 대책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제이캐스트는 이달 초 길이 9cm, 두께 6mm의 아이팟 모델이 출시됐을 때부터 온라인에서 이미 도촬 문제가 지적됐었다고 보도했다. 본체 자체가 워낙 얇은데다 휴대전화와 다르게 셔터음이 없기 때문이다. ‘번쩍’하는 플래시 기능도 없다.
이 때문인지 23일 고베시에서 벌어진 아이팟 도촬 사건을 접한 국내외 네티즌들은 “예상했던 일이 벌어졌다”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허리에 달고 만원 전철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몰래 촬영이 가능하다” “찢어진 청바지에 넣고 촬영하면 절대 들키지 않는다” 등 도촬과 관련된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인 A씨(30)는 구두 안쪽에 아이팟을 넣고 여고생의 치마속을 촬영했다. 긴 녹화시간을 이용해 집에서 나올 때부터 녹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A씨는 장장 70분동안 동영상을 찍었다. 행여 녹화가 꺼질까 잠금 장치 기능을 활용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일본 경찰서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이팟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사용하는 사람의 양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애플사는 도촬 대책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일본 법인의 애플 재팬은 “본사에 도촬 문제를 전달하겠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별달리 할말이 없다”고 밝혔다고 제이 캐스트는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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