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논란에 휩싸인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유화 '빨래터'의 당초 소장자이자 박 화백의 후원자였던 존 릭스(82)씨는 30일 서울옥션을 통해 거래된 '빨래터' 작품이 "박 화백으로부터 직접 받아 소장해왔던 진품이 맞다"고 밝혔다.
릭스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조원철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빨래터의 위작 논란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해 서울옥션 측이 법정에
갖고 나온 '빨래터' 그림을 직접 살펴본 뒤 이같이 증언했다.
그는 "1954~1956년 무역회사의 서울 지사에 근무하면서 회사 직원으로부터 소개받아 박 화백과 알게됐고, 일본에서 그림도구 등을 사다줬으며, 선물로 빨래터를 비롯한 5점의 그림을 받아 최근까지 소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술작품 수집가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작식용으로 그림을 보관해왔을 뿐이며, 작품을 팔기 전까지는 그림의 가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릭스씨는 2005년경 딸을 통해 한 경매회사의 카탈로그에서 박 화백의 다른 작품이 고가에 거래되는 것을 알게 된 뒤 지하실에 보관하고 있던 빨래터 등의 가치를 알게 됐으며, 당시 아내가 뇌졸중에 걸리는 등 가정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그림을 처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가족 모두 그림을 장식용으로 여겼기 때문에 딸이 빨래터의 액자 부분에 흰색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빨래터'는 2007년 5월 서울옥션을 통해 45억2천만 원에 거래됐으나 그 해 12월미술 전문 격주간지 '아트레이드'가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으며
서울옥션은 작년 1월 아트레이드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3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릭스씨는 그동안 빨래터의 위작 여부를 가리는 결정적인 증인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증언 일정이 지연돼왔다.
릭스씨는 앞서 박 화백의 장남인 성남(62)씨를 통해 박 화백에게서 '빨래터' 등을 받아 소장해왔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으나, 공개석상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직접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 가까이 끌어온 '빨래터' 소송은 릭스씨의 증언을 끝으로 1심 심리를 마무리짓고 11월4일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