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한 달에 한 번씩 업데이트 되는 일본 지하철 매너 포스터가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일본 도쿄 지하철은 지난해 4월부터 ‘OO 하자’ 시리즈의 이색 포스터를 제작해 온라인 홈페이지와 역 내에서 공개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지켜야 할 매너를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인데 ‘훔치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로 포스터 인기가 좋다. 재치있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 지하철에서 겪어 봤을만한 상황에 큰 공감을 사고 있다.

최근 공개된 10월 포스터는 지하철 내에서 음식을 먹지 말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포스터 속의 남자는 모은 다리 사이에 음료수를 끼워두고 컵라면을 후루룩 먹는다. 라면 국물이 사방으로 튀지만 청년은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9월 포스터에선 손잡이를 운동기구 삼아 몸을 들었다 올리는 남성을 꼬집었다.


백미는 오버스러움에 있다.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해 봤을 법한 상황에다 과장을 더했다. 초콜릿이나 과자 등 간식을 먹는 현실 속 모습을 라면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로션 등 간단한 화장품을 바르는 상황은 속눈썹을 집어 올리는 뷰러를 하는 식으로 표현했다. 우산의 빗물을 털어내는 상황은 젖은 우산으로 골프 연습을 하는 과장된 몸짓으로 대체했다.


재치도 넘친다. 안전선 안쪽에서 연애사업에 한창인 커플에게는 ‘해변에서 하세요’란 조언이 떨어지고
제 집인양 웃고 떠드는 사람들에겐 ‘술집에서 하세요’ , 짐을 잔뜩 들고 옆 사람에게 민폐를 주는 승객에게는 ‘산에서 하세요’ 라고 말한다. 쇼핑을 마친 두 여성이 좌석과 바닥에 구입한 옷가지 등을 열어놓고 수다 삼매경에 빠진 모습은 ‘나중에 하세요’란 멘트가 따라 붙는다.

일본에서는 이 매너 포스터가 한 달에 한 번씩 업데이트 되는 것을 기다리는 팬까지 생겼다. 한 일본인 네티즌은 최근 자신의 코코로구 블로그에 “다음 광고가 무엇일까 기다려진다. 주위에 나 같은 사람이 적지 않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라이버도어 블로그에 10월 업데이트돼 지하철 내에 부착된 포스터를 게재하며 “웃을 일만이 아니다”며 “매너의 도를 넘는 사람은 많다. 이런 행동들은 집에서 하자”고 적었다.

센스있는 지하철 포스터는 세계인들의 눈도 사로잡았다.
국내 블로그 다수의 블로거들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계몽적 내용을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냈다”며 이웃나라 소식에 감탄했다.

올해 8월에는 미국 CNN이 지하철 문화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이 포스터가 소개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사진= 도쿄 메트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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