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국내에서 10대 청소년들이 꼬마 아이에게 로우킥을 날리는 동영상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웃 일본에서는 명문대생이 노숙자를 해코지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굴지의 대기업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진 이 대학생은 네티즌들의 공격으로 자칫 취직이 취소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일본의 유명 뉴스 블로그 ‘마니악스’는 29일 대기업에 합격한 명문대생이 노숙자를 습격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믹시’에 자랑삼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 등 각종 동영상 사이트에 오르내리는 문제의 동영상에는 하얀색 셔츠와 감색 반바지를 입고 페도라(일종의 중절모)를 쓴 멋쟁이 청년이 지하철역 근처 길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는 노숙자를 위협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동영상을 보면 청년은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숙자의 발밑에서 5∼6m 떨어진 곳에서 달려와 노숙자의 머리 위로 뛰어내리며 고함을 질렀다. 노숙자는 청년의 위협적인 행동에 깜짝 놀라면서 한 손으로 얼굴을 만졌다. 청년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주변에 있던 친구들은 낄낄댔다. 청년도 자신의 행동에 만족한 듯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웃었다.

동영상은 애초 청년의 믹시에 올라가 있었지만 분노한 네티즌들이 유튜브 등에 퍼올리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동영상을 퍼나르는데 그치지 않았다. 믹시를 검색해 청년이 명문 K대생이며 최근 대기업 P사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뒤 이를 퍼트렸다.



네티즌들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동영상을 돌려보며 청년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에서는 P사에도 이 동영상을 알려 청년의 합격을 취소시키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2∼3년전부터 노숙자를 공격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자랑하는 위험한 장난이 유행처럼 번졌다. 실제 오사카 등에서는 청소년들이 노숙자들에게 날달걀이나 쓰레기봉투 등을 던지거나 때리고 도망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경찰이 골머리를 앓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