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화성에서 지구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인간은 살 수 없다. 화성의 대기는 95%가 이산화탄소인데다 기압은 지구의 17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지구 박테리아들은 멀쩡히 살아남아 생명활동을 지속하는 것으로 조사돼 과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8일 수십개의 과학자 집단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독일항공우주연구센터에 모여 화성의 환경에서 지구 박테리아들이 생존하는지를 실험했다.

연구자들은 일명 ‘고문방’이라고 불린 작은 기계에 화성과 똑같은 대기와 기압, 온도 등의 환경을 조성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생명력을 지닌 박테리아들을 집어넣었다.

우선 강한 산성이나 추위, 더위는 물론 건기나 진공에 가까운 대기에서도 살아남는 ‘디노코커스 래디오듀런스(Deinococcus radiodurans)’가 선택됐다. 디노코커스 래디오듀런스는 인간 치사량의 500배에 이르는 강한 방사능에도 견딘다. 이밖에도 남극 대륙의 저산소 상태에서도 생존하는 ‘잔토리아 엘레강스(Xanthoria elegans)와 지구 곳곳의 흙속에서 발견되는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 등이 포함됐다.

연구자들은 22일이 지난 뒤 박테리아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살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독일우주항공연구센터의 장 피에르 드 베라 박사는 과학전문지 ‘팝사이언스’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박테리아 중 80∼90%가 살아남은 것도 모자라 활발하게 생명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드 베라 박사는 “이번 실험은 산소가 거의 없는 화성에서도 광합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 사례”라며 “이젠 화성의 메탄 구름이 박테리아의 광합성 때문에 생겼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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