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여왕에 대한 도전인가 아니면 질시인가.’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가 또 일본 선수에 의해 연습을 방해받았다는 증거 동영상이 공개됐다. 일본 선수들에 의한 방해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인터넷에서는 일본 선수들에 대한 비난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아이디 ‘Augstin0505’는 지난 14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김연아가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 ‘1980링크’에서 리허설을 하는 장면을 담은 8분20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은 2009∼201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 참가한 김연아가 15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앞두고 컨디션을 최종 점검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동영상은 김연아가 영화 ‘007 시리즈’ 음악에 맞춰 연기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연기 도입부분에서 예정대로 턴을 하며 치고 나가려는 순간 일본 선수 수구리 후미에(29)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장면이 이어진다. 동영상 촬영자는 이 장면에서 “어머 어머…수구리 후미에, 보셨어요? 진짜…”라며 황당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피겨에서 리허설 때에는 특정 선수의 음악이 흐르는 동안 나머지 선수들은 해당 선수가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수구리 후미에는 김연아의 음악이 나오는데도 굳이 김연아의 이동이 예상되는 지점으로 달려와 충돌할 뻔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

수구리 후미에는 이 밖에도 김연아의 리허설이 이어지는 동안 몇 차례나 김연아의 주위에 등장해 연습을 방해하려고 작심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수구리 선수, 창피한 줄 아세요”라거나 “스포츠 정신은 어딜 갔나요. 수구리 선수 올림픽에 못 나갈 것 같으니 스포츠 정신을 잃으셨나요?”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아예 리허설 시간을 선수마다 따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고의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지만 다른 선수의 이동 궤적을 꿰뚫고 있는 피겨 선수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김연아 선수를 겨냥한 연습방해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열린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 대회에서는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나카노 유카리 등 일본의 유명 선수들이 김연아가 점프하려는 순간 나타나 몇 차례 충돌할 뻔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연아는 일본 선수들의 연습방해 논란에도 쇼트프로그램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고 점수인 76.28점으로 1위에 올랐다. 수구리 후미에는 56.04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김연아는 16일 오전 프리스케이팅에서 시즌 두 번째 금메달 여부를 확정 짓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