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기독교인들의 ‘자작극 시위’ 마케팅(쿠키뉴스 6월 7일 보도)으로 구설에 올랐던 세계적인 게임업체 EA(Electronic Art)가 이번에는 홍보를 위해 아예 ‘허위 예배게임’을 발표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 18일 게임스파이 등 미국 게임전문 매체들은 ‘매스:위 프레이(Mass:We Pray)’라는 이름의 새로운 게임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레이어 워크스 인터액티브(Prayer Works Interactive)라는 회사에서 발표했다는 이 게임은 십자가 모양의 콘트롤러 등을 이용해 실제로 예배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게임이다.
예배 체험이라는 낯선 게임의 등장에 큰 관심을 모아졌고, 21일에는 홍보 영상과 게임 이미지 등이 실린 홈페이지가 공식 오픈됐다. 홈페이지에는 “이제 예배를 보기 위해 일요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집 안에서도 매일 교회에 갈 수 있다”는 홍보 문구도 있다. 한 가족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담긴 홍보 영상은 지난 13일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도 올라와 현재까지 약 40만명의 네티즌이 시청했다. 올린 이는 회사 이름인 프레이어 워크스 인터액티브였다.
하지만 공식 홈페이지의 모든 링크를 클릭하면 EA의 출시 예정작인 ‘단테스 인페르노(Dante’s Inferno)’의 홍보 화면이 나타나면서 ‘기독교 낚시 마케팅’의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홍보 문구 전체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Read More’나 게임 이미지, 심지어 주문예약 링크를 클릭해도 해당 화면이 아닌 단테스 인페르노의 화면이 나오는 것이다.
단체스 인페르노는 지난 6월 EA가 전문업자들을 고용해 기독교인들이 게임 내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듯한 자작극 마케팅을 벌여 비난을 샀던 게임이다.
‘단테의 신곡’ 3편 중 첫 번째인 ‘지옥편’을 소재로 한 단테스 인페르노는 게임을 비난하는 기독교인들의 시위로 화제를 모았었다.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09 행사가 열리던 미국 LA컨벤션센터 앞에서 “지옥에 대한 경험을 그저 재미를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EA를 거세게 비난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소문 마케팅을 위한 EA의 자작극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현재 EA의 공식 입장표명이 없기 때문에 위프레이가 실제 출시될 게임을 단테스 인페르노의 마케팅과 연결시킨 것인지, 게임 자체가 가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네트워크 월드’등 게임 전문 외신들은 가짜 게임이라는 의혹을 더욱 강하게 제기하고 있고, 실제 게임이라도 비난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유튜브에는 10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린 가운데 “참 바보 같은 마케팅”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을 우롱하는 처사” 등 수많은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