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지하철에서 귤을 까먹은 뒤 바닥에 떨어진 껍질을 치우지 않은 젊은 여성 때문에 중국의 인터넷이 시끌시끌하다.

4년 전 한국의 ‘개똥녀’ 사건처럼 중국 네티즌들은 이 여성에게 ‘귤깐녀’라는 별명을 붙인 뒤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신문 둥팡왕(東方網)은 최근 상하이 지하철 1호선에서 귤 껍질을 버린 한 젊은 여성이 다른 승객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달리던 지하철의 좌석에 앉아있던 젊은 여성이 봉지에서 귤을 꺼내 까먹으면서 바닥에 아무렇게나 껍질을 버리면서 시작됐다.

맞은편에 앉아있던 코트를 입은 남자 승객은 젊은 여성에게 이를 나무랐지만 젊은 여성은 코웃음을 칠 뿐 껍질을 줍지 않았다.

보다 못한 남자 승객이 휴대전화를 들어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이 여성은 화를 내며 지하철에서 내리려고 했다.

지하철에서 황급히 하차하려는 여성을 노부부가 가로막았다. 노부부는 귤껍질을 치우기 전엔 내릴 수 없다고 여성에게 호통을 쳤다. 지하철이 소란스러워지자 다른 승객들도 여성을 둘러싸고 ‘당신이 버린 건 스스로 치우라’고 지적했다.

젊은 여성은 그러나 끝까지 소리를 지르며 대들 뿐 껍질을 줍지 않았고 다음 역에서 내려 사라졌다.

소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 여성이 귤 껍질을 버리고 다른 승객들과 승강이를 벌이다 도망치는 장면을 다른 승객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것이다.

동영상을 본 중국 네티즌을 분노했다.

특히 내년 5월부터 세계적인 박람회인 엑스포를 앞둔 상하이 시민들은 “저런 후안무치한 젊은이가 있는 한 중국의 미래는 어둡다”며 혀를 찼다.



화를 참지 못한 중국 네티즌들은 ‘인육 수색(人肉搜索·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특정 네티즌의 개인정보를 캐내는 행위)’에 나섰다. 인터넷 곳곳에서는 여성의 사진이 캡처돼 ‘문명 소양을 갖추지 못한 중국의 수치, 지하철 귤깐녀’ 등의 제목으로 나돌고 있다.

대다수 중국 네티즌들은 “여성이 잘못을 저지른 만큼 혼나도 싸다”고 비난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인육수색을 벌여 여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사진과 영상을 퍼 나르는 행동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