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영국 네티즌이 ‘아이돌이 독식하는 음반 순위를 바꿔보자’는 온라인 캠페인(쿠키뉴스 20일 보도)을 통해 사이먼 코웰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코웰은 음반 기획자이자 미국과 영국 유명 오디션 쇼의 심사위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잔 보일과 리오나 루이스 등 그의 손을 거쳐 간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 즈음 영국에서 그의 파워는 막강했다. 그가 진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X-factor)’ 의 우승자가 4년 연속 그 주 싱글 차트 1위를 독식해 온 것.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1위는 다음해 음반 판매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하다.
네티즌의 캠페인은 성공했다. 20일 발표된 영국 크리스마스 시즌 차트 1위에는 코웰이 만들어낸 스타가 없었다. 대신 구닥다리 해체 록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이하 RATM)’의 1992년 데뷔 앨범 수록곡인 ‘킬링 인 더 네임(Killing in the name)’이 이름을 올렸다. 영국 팝차트는 온·오프라인 판매량만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순위로 꼽힌다.
영국 오피셜 차트 컴퍼니의 공식 집계자료에 따르면 RATM의 ‘킬링 인 더 네임’은 50만여 번 다운로드 됐고 우승자인 조 맥엘더리의 더 클라임(The climb)은 앨범과 다운로드 판매량을 모두 합쳐 45만에 그쳤다. RATM이 영국 차트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의 언론들은 이 같은 이변에 “인터넷에서 시작된 풀뿌리 캠페인이 승리”라고 호평했다.
코웰이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스타에 대항하기 위해 반항적 이미지가 강한 해체 록밴드를 내세우고 , 그를 지지하는 팬들이 페이스북에 100만 명 가까이 모인 사실에 주목했다. 또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노래를 구매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RATM이 수익금을 노숙자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네티즌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모금활동을 벌여 7만파운드(약 1억3000만원)을 모으는 저력도 발휘했다.
영국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지지한 밴드가 1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페이스북 페이지에 승리를 자축했다. 지지자들이 모인 클럽 페이지에는 넘버원을 뜻하는 ‘1’을 크게 새겨 놓았다.
한 음반 판매점 사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차트에서 일어난 적 없었던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신기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