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일본의 대표적인 우파 신문인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68) 서울 지국장이 최근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리나라 비빔밥에 대해 “양두구육의 음식”이라고 비판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는 26일 산케이신문 외신칼럼 ‘서울로부터 여보세요 비빔밥은 괴로워?(ソウルからヨボセヨ ビビンバはつらい?)’를 통해 비빔밥의 세계화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비빔밥은 일본인에게도 인기가 많다. 지금 한국에서는 비빔밥을 세계에 팔려는 캠페인이 거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최근 미국의 한 신문에 비빔밥 광고가 게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는 MBC 무한도전팀이 지난 21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즈에 비빔밥 광고를 게재한 것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당일 A섹션에 ‘오늘 점심 비빔밥 어때요? (How about BIBIMBAP for lunch today)’란 제목으로 비빔밥 사진 위에 비빔밥에 관한 설명 및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맨해튼 내 한국 음식점을 소개했다. 무한도전팀은 최근 ‘식객-한식의 세계화’편을 통해 미국에서 한국의 음식문화를 소개하다 남은 출장비 등을 이용해 뉴욕타임스에 이 광고를 게재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그러나 “‘비빔밥은 보기에는 좋지만 먹을 때 깜짝 놀란다며 세계화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밥과 야채 등을 맹렬하게 뒤섞어 처음의 아름다운 색채가 사라져 질겅질겅 돼버린 정체불명의 음식을 숟가락으로 떠먹는다”며 “‘비빔’은 단순히 섞는다기보다 ‘뒤섞는다’는 의미가 강하며, 이는 한국인들의 식습관 중 하나다. 뭐든지 섞어먹는 버릇이 있다”고 비꼬았다.
구로다 지국장은 비빔밥을 ‘양두구육(羊頭狗肉)’으로 비하하기도 했다. 그는 “광고의 사진을 보고 비빔밥을 먹으러 간 미국인이 그 양두구육에 놀라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글을 마친 것. 양두구육은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의미로 표면과 이면이 다른 위선적 행태를 나타낼 때 쓰는 사자성어다. 한마디로 나라별 식습관의 차이를 무시한채 비비기 전과 후의 다른 모습을 지적하며 우리나라 고유의 비빔밥을 저급하게 비판한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