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내 딸 이름을 케리건이라고 지을거야. 그러니 스타크래프트2 베타키를 줘”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2의 베타테스터가 되지 못한 슬픔을 피아노 선율로 표현한 한 게이머의 동영상이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작 본인은 아쉬운 마음을 담았지만 그 기발한 발상에 네티즌들은 열광하고 있다.

4분 35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스타크래프트2의 베타서비스가 시작된지 이틀이 지난 20일 유튜브에 올라왔다. 자신을 독일 게이머라고 밝힌 아이디 ‘nowheremaan’의 이 남성은 20대 초반 정도로 보인다.



동영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줄무늬 티셔츠, 청바지 차림의 주인공이 나타난다. 악보에 마이크, 동영상 자막까지 준비할 정도로 자신의 아쉬움을 세계 네티즌과 블리자드 관계자들에게 알릴 만반의 태세를 갖춘 그는 곧바로 노래를 시작한다. 아쉬운 마음에 제작한 동영상이지만 피아노 선율이 매우 경쾌한 점도 재미있다.



하지만 가사는 그야말로 구구절절하다. 게임에 관심이 없는 이들은 비정상적인 마니아의 투정 정도로 들릴지 몰라도, 그와 같이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법도 하다.

그는 노래가사에서 “1999년 스타(스타크래프트)를 구입한 후로 난 줄곧 브루드워를 즐겨왔었지. 그리고 스타2를 기다려 왔다네 지금까지 근성있게 말이야”라며 12년간 스타크래프트2를 손꼽아 기다려왔음을 호소하고 있다.

“스타2 베타테스트 소식을 듣고서 난 계정을 만들었다네. 내 모든 개인 정보를 다 넘겼지. 하지만 끔찍한 사실이 발견됐어.”

결국 베타테스터로 뽑히지 못한 그는 자신이 얼마나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그리고 내 딸의 이름은 “케리건(게임캐릭터 이름)이 될 꺼야. 그러니 나 좀 베타테스터로 뽑아줘. 블리자드! 네게 말해줘 어떻게 이렇게 불공평할 수가 있어?”라며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하지만 넘치는 슬픔은 분노가 되고 이 분노는 결국 ‘저주’로 나타났다.

그는 마지막에 “하루종일 너의 귀가 간지럽길 바랄게. 그리고 넌 오늘 잠자리에 들 때 내 노래가 들리겠지. 그리고 나서 넌 잠 못 이루겠지. 흐느껴 울고 훌쩍거리고 있는 나를 생각하면서. 왜냐하면 나는 베타테스터가 아니거든”이라며 블리자드 관계자들을 ‘섬뜩하게’ 만든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보는 내내 웃겨 죽는 줄 알았다”며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한편 이 동영상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듯 베타테스터로 뽑히지 못한 전세계 게이머들의 몸부림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해외 게임 전문매체들은 최근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스타크래프트 베타키가 약 300달러(한화 약 3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국내 네티즌들도 마찬가지다. 국내의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임 게시판에는 베타키를 구하는 게이머들의 호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계정 거래는 블리자드에서 명백히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배틀넷 이용약관 7조 2항과 10조에 의거해 원칙적으로 계정에 대한 유저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를 어길 시 사전통지 없이 언제든지 이용자의 계정을 정지, 해지, 삭제 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2는 베타테스트가 끝난 후 올 상반기 내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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