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광화문 일대를 걸어 다니는 괴물녀, 넌 누구냐?
가슴팍까지 내려오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진득진득한 오물이 묻어있다. 왼쪽 얼굴은 반쯤 나와 있고 눈은 영화에서 나오는 귀신처럼 퀭하다. 등 에는 아이 몸만 한 검은 뭉치가 달려 있다. 온 몸에는 검은색 칠로 지저분하게 더렵혀져 있고 다리 부분에는 흰색 천이 나풀나풀 감겨져 있다.
8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광화문 괴물녀’의 모습이다. 광화문 일대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기괴한 모습의 사진과 동영상은 네이버나 다음 등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 순위권에 올라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검색어에 오른 ‘광화문 괴물녀’를 클릭을 하면서도 “낚시성 홍보물 같다” “클릭 했다가 기겁했다” “불쾌하다” 등의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일주일 전쯤 공개된 사진이 뒤늦게 화제가 된 점이나 여성의 외형이 자연스럽지 않고 연출한 티가 난다는 점 등을 들어 만들어낸 화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광화문 괴물녀 사진은 2일 국내 한 포털 사이트에 게재됐지만 큰 화제를 이끌지 내지 못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광클(광적인 클릭의 준말. 비이상적인 클릭을 하는 행위)을 유도해 검색어에 올린 것이 아니냐”는 의심했다.
또 온라인에 공개된 여러 장의 사진에서 광화문 괴물녀는 노숙인에 가깝지만 어딘가 어설프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저분하지만 틈틈이 보이는 속살이 뽀얀 편이다. 얼굴이나 어깨, 팔뚝 등 노출된 피부 톤이 오랜 생활 노숙을 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오랜 시간 길에서 생활해 오물이 몸에 붙었다고 치기에도 그 양이 과도하다. 네티즌들은 “일부러 붙이고 연출한 티가 난다” “이런 식의 자작극 홍보는 신물이 난다”고 한결 같이 반응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동영상이 영화처럼 제작된 점도 의심의 대상이 됐다. 걸어가는 여자를 촬영하는 카메라는 고정돼 흔들림이 없고 길에 쓰러진 여자를 찍을 때는 색깔이 입혀진 필터가 사용됐다.
한 네티즌은 “어설퍼 보이려고 동영상 화질을 떨어뜨렸지만 기획하고 만든 티저 영상(호기심을 자극해 관심을 끌려고 만든 영상)”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행위 예술이라고 해도 너무 혐오스럽다. 길에서 저런 행동을 해도 되는지 궁금하다”며 “단순히 혐오감을 주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 눈길을 끌려고 기획한거라면 목적은 달성했다”고 비꼬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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