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분필로 적은 칠판이 문화재로 지정돼 영구보존된다는 소식에 중국 네티즌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홍콩 유력 일간지 명보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 주석은 지난달 18일 강진으로 2000여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입은 서부 위수자치주의 한 고아학교를 방문했다. 후 주석은 임시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교가 반드시 생길 겁니다. 새로운 가정이 반드시 생길 겁니다(新校園, 會有的! 新家園,會有的!)’라는 글을 분필로 흑판에 적어 보여주며 격려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후 주석이 글을 쓴 칠판을 공문서관으로 옮겨 영구보존키로 하면서부터 발생했다.

공문서 보존에 저명한 한 교수는 쉽게 지워지는 분필가루를 영구보전하려면 방화 및 방충기능을 완벽하게 갖춘 밀폐 용기를 칠판 크기로 따로 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내용의 기사까지 보도됐다.

이같은 소식은 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을 불렀다. 실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에는 해당 기사에 삽시간에 무려 38만여건의 비난 댓글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최근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가 이어진다는 점을 거론하며 “칠판을 보존하는 데 힘쓰는 대신 아이 보호에 앞장서라”고 쓴소리를 퍼부었다. 한 네티즌은 “후 주석이 외국을 방문하면 비행기 마중을 위해 현지 화교들이 동원된다”며 “주석은 이를 금지하라고 명령했지만 일부 ‘노예 근성’을 지닌 관리들이 황당한 짓을 벌이며 주석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비판 댓글은 오래가지 못한채 모두 검열·삭제됐다. 명보는 “현재는 10건 이하의 댓글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