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인터넷에 지지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네티즌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지만 일부에선 유 후보가 ‘앵벌이’ 등의 단어를 쓴 점을 비판하고 있다.

유 후보는 8일 오후 1시쯤 유명한 인터넷 커뮤니티 두 곳에 ‘저... 유시민인데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니가 유시민이면 나는 오바마다. 뭐 그런 말은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시작하는 글은 야권단일후보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단 참여신청을 호소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유 후보는 남성들이 많은 커뮤니티인 ‘엠엘비파크’에 글을 쓰면서 “저를 마뜩찮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그냥 skip하시기(지나쳐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식의 인터넷 용어를 섞어 쓰거나 “왜 이곳에서 선거운동 하느냐고 나무라지 마십시오. 여러분도 제 처지가 되면 이렇게 하게 될 겁니다”라며 솔직하게 심정을 털어놨다.

유 후보는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인 ‘마이클럽’의 ‘나의 인생 나의 이야기’ 코너에는 “진짜 유시민이냐고 묻지 마세요. 그냥 믿어주십시오. 오늘 ‘앵벌이’하려고 이 싸이트 저 싸이트 헤매고 다니는 중입니다”라고 적었다. 또 글을 마무리하면서 “오늘 어버이날인데 대구(고향) 가지 못하고 서울 모처에 앉아서 이렇게 ‘앵벌이’를 하고 있답니다”라고도 했다.



네티즌들은 애초 ‘그럼 나는 오바마다’ 등의 댓글을 적으며 진짜 유 후보가 적은 글이 맞는지 의심했지만 유 후보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트위터 등을 통해 자신이 직접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사진을 찍어 올리며 사실임을 ‘인증’했다.

네티즌들은 유 후보의 유쾌하고 허물 없는 자세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지금까지 겪은 선거활동 중 가장 기분좋은 경험”이라며 환호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직접 앵벌이라거나 즐감 등의 인터넷 용어를 인터넷에 써가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행동은 자신을 따르는 다른 지지자들의 격까지 낮추는 것 아니냐”며 가벼운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유 후보측은 이에 대해 “유 후보가 우호적인 커뮤니티를 찾아가는대신 남녀 네티즌을 대표하는 두 곳의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솔직하게 네티즌과 부딪히려고 했다”며 “앵벌이 등의 표현을 문제삼는 분들도 있지만 공식석상이 아닌데다 인터넷에서는 얼마든지 유머를 위해 그런 단어를 쓸 수 있다는 게 유 후보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 후보의 글은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후 삭제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