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메이커인 아디다스가 월드컵을 앞두고 자사가 후원하는 일본축구대표팀이 악마 형상의 한국축구대표팀을 물리친다는 자극적인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한국 축구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0일 아디다스재팬 홈페이지(http://adidas.co.jp/jfa)에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일본팀의 선전을 기대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2편이 올라가 있다.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간단하다. 일본팀이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적수를 맞아 2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이어가지만 일본 국민들의 응원에 힘을 얻고 후반전에 연속 3골을 넣으며 통쾌하게 역전승을 거둔다는 내용이다.

일본팀의 적수로 등장하는 팀은 한국대표팀이라고는 명시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첫 부분에 ‘아시아 최강의 적을 맞은 일본대표팀’이라고 명시돼 있는데다 일본축구를 상징하는 삼족오(다리 세개 달린 까마귀)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호랑이와 맞서는 장면이 수차례 나오고 있어 상대팀이 한국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애니메이션에서 한국 선수들의 얼굴이 영락없이 악마처럼 묘사됐다는 점이다. 즉 악마같은 한국 선수들에게 선량한 일본팀이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역전 승리를 일구며 정의를 실현한다는 스토리로 구성돼있다.

특히 애니메이션 중 한국팀에는 박지성의 등번호인 7번을 단 선수까지 그려져 있어 국내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한국선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로, 일본선수는 선량한 인간으로 그리고 미화하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거나 “한국을 굳이 저렇게까지 묘사해야하는지 안타깝다”는 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판단력이 흐린 어린 아이들이 저런 만화를 본다면 한국사람 전체를 악당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이런 민족주의적 광고를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다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아디다스가 흥행을 위해서 일본의 영원한 숙적이자 라이벌 업체인 나이키 후원을 받고 있는 한국팀을 일부러 타깃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