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운전자가 입을 제대로 헹구지 않은 채 음주측정을 했다면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수원지법 형사항소1부(이우룡 부장판사)는 혈중 알코올농도 0.050%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최모(5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물로 입안을 헹구고 10분이 지나 음주측정을 받았으나 입을 한 번 더 헹구고 싶다는 피고인의 요구를 경찰이 거부했다”라며 “음주측정을 하기까지 트림을 하거나 입안에 알코올 성분이 있는 침이 고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음주측정 시각이 피고인이 최종음주 후 90분 이내로 혈중 알코올농도가 상승하는 국면인지 하강하는 국면인지 확정할 수 없다”면서 “최종음주 시각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나지 아니하였거나 트림, 구토, 치아보철, 구강청정제 사용 등으로 입안에 남아있는 알코올, 알코올 성분이 있는 구강 내 타액, 상처부위의 혈액 등이 폐에서 배출된 호흡공기와 함께 측정될 경우 실제 혈중 알코올 농도보다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해 5월 24일 오후 10시26분쯤 용인시 기흥 영동고속도로 굴다리 밑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자 항소했다. 수원=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