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1시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원형광장은 온통 노란색과 초록색 물결이었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을 각각 상징하는 노란색, 초록색 상의를 입은 선거운동원 및 지지자 500여명은 ‘6월 2일 투표로 복수합시다’ ‘MB STOP’ 같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유세차량에 시선을 집중했다. 지지자들은 20대, 30대 등 젊은층이 대부분이었다.
지원 유세에 나선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와 민주당 김부겸 의원에 이어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가 마이크를 잡자 광장 곳곳에서 ‘유시민’을 환호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유 후보는 “오늘 목소리 관리가 저의 과제”라며 갈라진 목소리로 운을 뗐다. 유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는 마지막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팽팽한 선거가 될 것이다”며 “양쪽에서 어느 정도 참여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저는 예비역 육군병장으로 제대했지만 이 정권 내각의 과반수는 병역 면제자”라며 “여당 및 현 정권은 선량한 국민의 자제를 담보로 전쟁 불사론을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설이 이어질수록 인파는 늘었고 환호는 커졌다. 일부 시민들은 유 후보가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 ‘청춘의 독서’ ‘후불제 민주주의’를 비롯해 유 후보가 정리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운명이다’를 들고 사인을 받기 위해 유세차량 앞에 진을 쳤다. 하지만 이들은 연설이 끝난 후 유 후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지지자들로 인해 대부분 사인을 받지 못했다. 캠프 관계자는 “지지자들이 너무 몰려 유권자들 손이라도 한번 잡게 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며 “오늘 일정 중 아침에 있었던 관악산 유세의 경우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미리 공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후보의 이날 오후 안산시 선부3동 동명삼거리 앞 유세에서도 인파가 몰렸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데리고 온 홍성길(42)씨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유 후보를 지지해 인터넷 홈페이지 일정을 보고 유세장을 찾았다”며 “유 후보의 4대강 사업 저지, 무상급식 등의 공약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선부3동에 거주하는 박모(43)씨 역시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가 선거에 이용되는 있는 것 같다”며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투표에서는 유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년층 이상 시민들은 유 후보 유세에 거의 눈길을 주지 않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유 후보는 후보 사퇴를 발표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용인시 유세에서 “심 후보가 사퇴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지자들의 반대로 기자회견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진보신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위해 격려의 박수를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성남시 서현역과 야탑역 일대 유세를 마친 후 이날 오후 11시 방송 연설 녹화를 마지막으로 선거 전 마지막 주말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성남=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