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중국을 천하통일한 최초의 황제이자, 불로불사 욕망의 대명사인 진시황제 삶을 춤으로 표현해낸 ‘불망(不忘)의 강Ⅱ’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불망의 강’이란 넘을 수 없는 강, 그리스신화 속 ‘레테의 강’처럼 살아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의미한다. ‘불망의 강Ⅱ’는 지난 2004년 초연된 내용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죽었으나 불망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부활한 진시황이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에 초점을 뒀다. 마치 스크루지를 주인공으로 한 ‘크리스마스 캐럴’처럼 인간의 욕망과 인생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죽어서도 자신을 지킬 무사들을 황릉 안에 배치했던 진시황, 웅장한 진시황릉이 무대 위에서 살아난다. 공연을 구성한 조남규 안무가는 30명의 무용수들을 진시황릉의 토우로 특수분장 시켜 무대에 올린다. 또 7.5m의 무대를 가로질러 상하로 움직일 수 있는 다리를 특수 제작, 진시황제의 회상과 보병병마용 중심 판타지의 교차구성을 가능케 했다. 무대장치를 무의미한 배경으로 끝내지 않고, 진시황제 내면의 심리적 갈등과 변화의 강렬한 밀도를 표현하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했다.
2004년 초연 당시 30분이었던 공연시간이 60분으로 늘어나면서 이야기 구성도 다채로워졌다. 속도감 있는 토우들의 배치를 통해 관객의 ‘의식의 흐름’과 실시간으로 호응할 수 있는 입체구성을 마련했다.
제작을 맡은 조남규-송정은 무용단은 “진시황릉을 보는 경탄과 숨막힘의 경계를 흐르는 강줄기 위에 ‘소멸 순응’의 불씨를 실은 겸손한 목선 한 척 띄워 현재를 사는 우리의 인생을 스스로 경계하자는 게 의도”라고 공연에 담은 주제의식을 전했다.
지난 2005년 터키 부루사에서 열린 제19회 국제골든카라고쥬 민속무용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조남규-송정은 무용단이 펼치는 ‘불망의 강Ⅱ’는 오는 30일과 7월 1일 양일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내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문의 02-380-2550.
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