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월드컵 응원 장소에서 주목받는 ‘월드컵 미녀’의 등장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2002년 한일월드컵 ‘응원 미녀’들이 일반인들 위주였다면, 2006년 독일월드컵은 연예기획사에서 연습생들을 내보내거나, 연예계 진출 희망자들이 다수를 이뤘다. 대부분 인터넷에 프로필조차 찾아보기 힘들 이들이었다. 이 때문에 월드컵 기간에는 신인 연예인들이 한방에 뜰 수 있는 등용문으로까지 인식됐다.
그런데 2010년 월드컵에 나선 ‘응원 미녀’들의 세태는 달라졌다. 한마디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거나, 인터넷에서도 쉽게 검색할 수 있는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대놓고’ 응원 미녀로 등극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지도 올리기’의 비판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거꾸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의 경우에는 도리어 팬들과 함께 응원하는 모습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스타트는 에콰도르 평가전에서 ‘상암동 응원녀’로 인기를 얻은 레이싱모델 김하율이었다. 2008년도부터 레이싱모델로 활동한 그녀는 이미 레이싱모델 쪽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모터쇼 등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다. 당시 김하율의 사진이 뜨자마자 많은 누리꾼들이 알아본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김하율은 월드컵을 계기로 연예계에 진출하거나 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지만, 이미 ‘월드컵’과 관련해 케이블 방송에 출연하거나, 화보를 찍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바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한국이 통쾌한 2대0 승리를 거둔 그리스 전이었다. 한 연예기획사 소속 신인인 송시연이 ‘그리스 응원녀’로 관심을 받은 것이다. 2000년 한 잡지모델 데뷔 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는 않다가, 이번 그리스 전 응원 모습이 찍힌 한 장의 사진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소속사와 데뷔 년도까지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물론 이번 응원 모습은 모 게임업체의 프로모션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잇따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드라마 ‘동이’에서 ‘인연왕후’ 역을 맡아 단아한 이미지를 선보인 박하선은 코엑스에서 팬들과 어울려 응원한 모습이 알려지면서 또 한명의 ‘그리스 응원녀’로 눈길을 끌었다. 이전의 월드컵 미녀들에 비해서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인지도가 높은 박하선이 누리꾼들에게 높은 호응은 얻는 이유는, ‘뜻밖의’ 인물이라는 점 때문이 아닌, 드라마와 사뭇 다른 이미지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획사의 전략 ’연예계 진출 발판‘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기존의 ’월드컵 미녀‘와 달리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제는 월드컵 때 사진에 찍혀 주목받는 미녀들에게 대중들의 관심은 ‘이쁜 응원녀가 나왔다’ 정도로 관심도가 떨어졌다. 미나와 한장희가 월드컵 미녀를 발판으로 연예계에 진출한 사례가 도리어 대중들에게 식상함을 안겨준 것”이라며 “기획사들도 그것을 알기에 일반인처럼 위장하고 있다가 나중에 데뷔시키는 등의 작업은 이제 잘 안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어느 때부터인가 미니홈피, 트위터 등으로 가까워진 연예인들이 월드컵 경기장에 등장해 응원 분위기를 북돋는 것에는 도리어 대중들이 환호하고 나섰다. 그들이 가는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응원 열기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월드컵이 신인 연예인 데뷔의 장이 아닌, 연예인이든 대중이든 함께 즐기고 응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