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잇단 성희롱 발언으로 비난을 사고 있는 한나라당 강용석(41·마포을) 의원의 ‘풋풋했던’ 고교시절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네티즌들은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성공가도를 달려온 강 의원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혀를 차고 있다.

2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강 의원이 1987년 MBC 장학퀴즈에 출연했던 동영상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원래 강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았던 동영상에는 주장원전과 월장원전을 1등으로 통과한 5명의 수재들이 기장원전을 펼치는 장면이 짤막하게 편집돼 담겨 있다.

당시 경기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강 의원은 블로그에서 동영상을 올린 뒤 “다시 보니 헤어스타일이 황당하군요. 안경도 잠자리 안경이구요. 무엇보다 얼굴이 지금의 반쪽.. 저 때만해도 몸무게가 67㎏(지금은 84㎏)”이라고 소개했다.

강 의원은 차인태 아나운서과 함께 장학퀴즈를 진행하던 이선영 아나운서와의 인연도 전했다.

“이 아나운서는 당시 저의 고교선배였던 OO형의 친누나였습니다. 녹화 시작 전 (저에게 와서) 잘하라고 격려해주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방송에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각오를 밝힌 강 의원은 그러나 기장원전에서 5명 중 4등에 그쳤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저렇게 풋풋하고 머리 좋은 청년이 정치인이 된 뒤에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다니 안됐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또 강 의원이 불우한 어린시절을 극복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라는 점을 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의원이 살던 집은 서울 대흥동 공동화장실을 쓰는 주택이었고 그의 부친은 교도소를 밥먹듯 들락거렸다. 강 의원은 장학퀴즈에서 받은 장학금으로 서울대 법대에 등록했고 대학 3학년이던 91년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는 판사가 되려는 꿈을 당시 목포교도소에 수감중이던 부친 때문에 접어야 했다.

강 의원은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이후 아시아인 최초로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학생공동대표를 맡았다. 98년부터는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집행위원을 맡아 재벌개혁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강 의원이 시련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뒀을지는 몰라도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기본 인격은 쌓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