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앙드레김, 75세 일기로 별세

디자이너 앙드레김, 75세 일기로 별세

기사승인 2010-08-12 21:17:01

[쿠키 문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본명 김봉남)씨가 12일 오후 7시25분쯤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앙드레김씨는 최근 심각한 폐렴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1935년 서울 구파발에서 농사를 짓던 집안의 2남3녀 중 넷째로 태어난 앙드레 김은 고등학교 졸업 후 1961년 고(故) 최경자씨가 서울 명동에 설립한 국제복장학원 1기생으로 입학하며 디자이너로서의 길에 첫 발을 내딛었다.

1962년 서울 반도호텔에서 첫 패션쇼를 열고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 디자이너로 데뷔한 그는 이후 서울 소공동에 의상실 ‘살롱 앙드레’를 열면서 디자이너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같은 해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패션쇼를 연 것을 비롯해 이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이집트 피라미드 앞 등 국내외 수많은 곳에서 수백여차례 크고 작은 패션쇼를 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갔다.

앙드레김은 1964년 영화배우 신성일씨와 엄앵란씨의 결혼식 때 엄앵란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수복을 디자인한 것도 그였다.

1977년 패션디자이너로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받았으며 200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학훈장을 받기도 했다.

1999년 이른바 ‘옷로비 사건’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자리에서 이름을 말하며 “앙드레김입니다”라고 했다가 “김봉남씨 아니에요? 본명을 말하세요, 본명을”이라며 핀잔을 들었던 장면은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다.

그는 이처럼 곤혹을 겪기도 했으나 이후 흰 옷만 입는 패션과 외국어를 섞은 어눌한 말투 등 독특한 말과 행동 등으로 종종 TV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가 되는 등 연예인 못지 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려왔다.

유족으로는 1982년 입양한 아들 중도(30)씨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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