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누리꾼들의 비난 방향이 조금 이동해야 될 듯 싶다.
지난 7일 Mnet ''텐트인더시티‘에 24세 명품녀로 소개된 김경아 씨가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직업 없이 빈둥빈둥 놀면서도 수억 원의 용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는 모습이 누리꾼들의 심기를 거슬린 것이다. 여기에 “내가 패리스힐튼보다 낫다” “쓸데없이 날파리들이 꼬인다” 등의 직설화법은 더욱 누리꾼들을 반발케 했다.
방송 직후 누리꾼들은 “무직에 부모 잘 만나 돈을 펑펑 쓰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기조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또 김 씨의 미니홈피에도 악플이 달리고 있으며, 이에 김 씨는 “실컷들 떠들어라. 난 내일 롯본기 힐즈 가서 놀다올거다. 아무리 열폭들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게 나니까”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런데 누리꾼들의 비난 화살이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 됐다. 무직의 김 씨가 부모의 돈으로 무분별하게 돈을 쓰는 것에 대해 타인의 자격에서 비판할 수 있을까. 이는 비단 김 씨만 아니더라도 종종 주변에 존재하는 이들이다. 단지 금액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김 씨가 돈을 이용해 위법 행위를 했다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모를까, 김 씨는 자신이 가진 돈을 사용하며 이를 방송에서 말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사실상 비난의 방향은 이같은 ‘무개념’ 상황을 만들어낸 방송에 있을 것이다. 부모님에게 돈을 받아 생각없이 쓰면서도 풍족한 삶을 영유하는 20대 명품녀를 방송을 내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게다가 애초 알려진 프로그램 취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의 실체를 적극적으로 파헤쳐보겠다는 것이다. 부모님 돈으로 수억 원을 쓰면서 풍족하게 살아가는 20대가 이 시대에 몇 명이나 있을까. 이 극소수의 20대를, 20대를 위한다는 케이블 방송이 보여주는 이유는 뭘까.
한 누리꾼이 올린 글에서 “연봉 2400만원의 직업 하나 구하기 어려워 토익 점수 몇 점이라도 올리는 우리에게 아예 인생 포기하고 살라는 것이냐, 아니면 역시 돈 많은 것이 ‘장땡’이나, 도둑질을 하던 위법 행위를 하던 돈이나 모으라는 것이냐. 아무리 케이블 방송이지만 생각이 있는거냐”라는 지적처럼 방송이 말하고자 내용 자체가 다수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킨다.
아무리 시청률을 의식한 케이블 방송이라고 해도, 시청자의 정서를 최소한이라도 고려했다면 누리꾼들의 김 씨에 대한 비난이나, 시청자들의 불편함은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