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소위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말이 있다. 그 기준점은 정확하지 않지만, 3%~5%내외의 시청률이 나올 경우 많은 이들은 ‘애국가 시청률’이라 부른다. 물론 지상파에 한해서다. 케이블 방송은 1%만 넘어도 대박 프로그램 대우를 받았다.
그런데 이런 케이블 방송이 지상파 우습게 보면, ‘마(魔)의 1%’를 훌쩍 뛰어넘더니, 이제는 10%를 가볍게 넘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 시즌2의 8회 시청률이 12.756% (AGB닐슨미디어)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4.782%에 달한다. 이정도면 ‘괴물 케이블 방송’이라고 불리어도 무방할 정도다.
사실상 슈퍼스타K의 시청률 기록 경신은 시즌2 초반부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72만명이 참여했던 슈퍼스타K 시즌1도 많은 화제를 낳았고, 결국 서인국을 비롯해 TOP10 진출자 대부분이 가수 데뷔를 해, 올해 또다시 열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참가자 수가 134만명으로 지난해 숫자를 훨씬 웃돌았고, 상금이나 제작 규모 역시 2배로 커졌다.
또한 일반인들이 실시간 투표를 하며, 스마트폰 확대와 맞물려 트위터 등의 참여는 슈퍼스타K 시즌2의 시청률 견인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시청률 10%가 뭐 그리 대단하냐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시청자들이 지상파와 케이블이 모두 나오는 시청권 안에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실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당연히’ 나오는 지상파 프로그램들의 지난해와 올해 성적을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방영됐던 SBS월화드라마 ‘드림’은 손담비와 김범을 내세우고도 3%의 시청률을 보였다. 또 MBC ‘친구-우리들의 전설’은 사전제작에도 불구하고 5~7%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SBS 예능프로그램 ‘신동엽의 300’은 방송 2회 만에 3%대에서 1.7%로 추락했다.
‘슈퍼스타K’와 맞붙는 KBS2 예능프로그램 ‘청춘불패’는 걸그룹 멤버들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6.5%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김현중을 내세운 MBC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는 3%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이정도면 현재의 ‘슈퍼스타K’가 보이고 있는 시청률이 어느 정도 성적인지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슈퍼스타K’ 하나만 가지고 케이블의 선전을 말할 수는 없다.
4일 첫 방송한 MBC 드라마넷 ‘별순검’ 시즌3는 2%에 가까운 시청률을 보였고, tvN ‘러브스위치’ ‘화성인 바이러스’ ‘롤러코스터’ 도 2~4%대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2007년 첫 해 1%의 벽을 깬 데 이어 시즌7까지 나오면서 3%대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 시청률이 의미가 있는 것은 재방송이 아닌, 본방을 통해 나온 기록이라는 점이다. 케이블이 지상파가 심심할 때 잠시 보는 영역이 아닌, ‘본방 사수’의 위치로까지 격상했다.
물론 이 때문에 케이블 방송에 대해 지상파에 준하는 엄격한 시청 기준이 적용되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과거 자극성 위주의 케이블에서 많이 변모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논란을 양산해 내기 때문이다.
한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의 선전이 가능한 것은 이들이 케이블이기에 지상파보다는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 넓기 때문이다. 자유스러운 표현이 가능해서 틀에 박힌 지상파보다는 당연히 점점 시청자들의 눈이 옮겨갈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케이블에도 엄격한 도덕 기준이 적용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케이블 방송 관계자는 “케이블의 자유스러운 표현 양식이 시청자들의 눈을 변하게 하고, 지상파를 변하게 하고 있다. 때문에 케이블에 지상파의 기준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거꾸로 지상파가 케이블의 자유스러움을 점점 더 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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