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한 무명 가수의 죽음이 디지털 음원 수익 분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1인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故 이진원씨가 생전 음원 수익을 도토리(사이버 머니)로 받았다는 사연에 대해 싸이월드가 "사실이 다르다"고 해명한 것.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문제의 핵심은 수익 배분의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씨는 2003년 데뷔한 이후, 서울 홍대 부근 공연장에서 꾸준한 음악 활동을 하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지난 1월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6일 결국 숨을 거뒀다.
안타까운 삶을 살았던 무명 가수가 세상을 뜨자 네티즌들은 생전 자취를 기억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러던 중 "음원 사용료가 일정액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씨는 돈 대신 ‘도토리’를 받았다"는 과거 한 매체 보도가 트위터 등으로 뒤늦게 퍼지면서 공분을 샀다.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자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 측은 7일 싸이뮤직 트위터를 통해 "이진원씨와 관련한 기사내용 일부가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싸이뮤직은 "2004년부터 당시 싸이뮤직의 음원권리대행사인 '뮤직시티'를 통해 이진원씨 소속사(아름다운 동행)에 도토리가 아닌 정당한 음원권리료를 전달해왔으며 도토리로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12월 현재부터는 이진원씨 모든 곡의 유통권한을 가진 '네오위즈 인터넷'을 통해 음원권리료를 소속사에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음원 관련 계약의 경우, 싸이뮤직 같은 판매자가 계약을 맺은 음원유통사(음원대리중계업체)나 소속사에 판매한 음원에 대한 음원권리료를 지급하고 있어 아티스트 개인(직접 유통계약을 체결한 아티스트는 예외)에게 직접 지급하지는 않으며, 도토리로 지급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음원 수익 배분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문제의 핵심은 도토리로 지급됐냐 아니냐가 아니라, 제대로된 음원 수익이 뮤지션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내 음원 시장의 불합리성에 대해 성토해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공감을 샀다.
그는 음악인들로부터 들은 얘기라면서 "애플 아이튠스는 음원판매에 대한 이익비율이 음악인:애플= 7:3인 반면, 멜론은 3:7"이라고 설명한 뒤 "두 과일이 이익분배 시스템은 정반대다. 우리가 아무리 굿다운로더가 되도 음악인에게는 큰 실효가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거대기업이 폭리를 취하고, 저작권협회가 투명하지 않은 방식으로 저작권이익을 분배하는 한, 음악인들은 좋은 창작에만 매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디어다음에서는 온라인 음원 판매 사이트 등에 "음원에 대한 수익분배 구조를 재편하고, 그 수익을 뮤지션에게 공정하게 지급해달라"는 네티즌 청원 운동이 시작됐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